美는 '유연근무' 붐…IBM 뉴욕사업부 "120명중 5명만 출근"
IBM 뉴욕지사의 비즈니스사업부에서 일하는 직원은 모두 120명이다. 그러나 회사로 출근하는 직원은 5명뿐이다. 115명은 유연근무자들이다. 25명은 1주일 내내 집에서 근무하는 풀타임 재택근무자, 25명은 1주일에 하루나 이틀 집에서 일하는 반(半)재택근무자다. 65명은 집에서 가까운 지점이나 컴퓨터 책상 등을 갖춘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일한다. 사업부 직원의 95.8%가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일하는 것이다.

이 회사의 톰 바인즈 비즈니스사업부장은 “재택근무는 매우 앞선 유연근무 형태로 출퇴근 시간과 차량 이용에 따른 기름값, 사무실 비용을 아끼면서 업무 성과는 높일 수 있어 직원과 회사 모두에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정보기술(IT) 기업과 금융업을 중심으로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재택근무 재량근무 등 유연근무제가 크게 늘고 있다. 삶과 일,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기를 원하는 직장인들에게 인센티브로 작용해 우수 인재 유인책으로도 쓰이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유연근무자에 대해 성과 관리를 철저히 한다. 재택근무자의 성과가 떨어지면 유연근무 권리를 박탈하고 심한 경우 임금도 깎는다. 그래도 개선되지 않으면 해고한다. 근무에 자율성을 부여한 만큼 성과에는 확실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저성과자에 대한 근태관리도 철저하다. 근무시간 중 인터넷 사이트 접속 수 등을 일일이 따져보고 문제가 있으면 제재한다. 상관은 물론 동료들이 다각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근무태도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동료 평가 비중은 30% 안팎으로 근무태도가 좋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미국에서는 화이트칼라이그젬프션(연장근로 수당 없는 근로자) 대상인 근로자는 밤샘근무를 해도 연장근로 수당을 못받고 노조도 결성하지 못한다.

뉴욕=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