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최근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7일 "정 회장이 최근 청와대에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도 "정 회장이 간접적인 의사 표시를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최근 KT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등 이석채 KT 회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이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도 상당한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KT 이 회장은 사퇴 압박과 함께 검찰수사를 받게 되자 임기를 1년 반 정도 남겨두고 지난 3일 전격적으로 이사회에 사의를 표시한 바 있다.

정 회장은 MB 정부 시절인 2009년 2월 포스코 회장에 취임한 뒤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1년4개월가량 남겨두고 있다.

정 회장은 1975년 포항제철에 입사해 제강부장, EU사무소장, 광양제철소장, 생산기술부문장 등을 두루 거쳤다.

정 회장은 지난달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연차 총회에서 임기 2년의 협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국세청이 지난 9월 초 서울 포스코센터, 포항본사, 광양제철소에 동시다발로 전격 세무조사에 착수하자 정 회장 사퇴 압박용이라는 관측이 강하게 나돌았다.

정 회장은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국빈만찬 초청자 명단에서 빠졌고 10대 그룹 총수 청와대 오찬 명단, 박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경제사절단 명단에도 잇따라 제외되자 거취를 놓고 뒷말이 무성했다.

한편, 정 회장이 8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리는 포스코 이사회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러나 "내일 이사회는 투자 건으로 이미 오래 전에 잡힌 정기 이사회로 정 회장 거취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회장이 다음달 20일로 예정된 올해 마지막 이사회에서 자신의 거취를 표명하고 자연스럽게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의 다른 관계자는 "정 회장이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평소 '마음을 내려놓았다'는 말로 회장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