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강좌를 일반인도 들을 수 있게 한 공개강의 첫날인 28일 고려대 안암캠퍼스 창의관 강의실에서 고교생과 일반인이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홍선표 기자
정규 강좌를 일반인도 들을 수 있게 한 공개강의 첫날인 28일 고려대 안암캠퍼스 창의관 강의실에서 고교생과 일반인이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홍선표 기자
“2008년 졸업 이후 캠퍼스 방문은 처음이네요. 정보통신을 전공하고 지금은 정보기술(IT)기업을 운영 중인데 오늘 수업을 통해 양자역학과 소프트웨어 제작을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어요.”(하성희·27)

“전기전자학과에 진학하고 싶은데 대학 수업을 들어볼 수 있다고 해서 찾아왔어요.”(최병호·고1)

28일 오후 3시30분 고려대 안암캠퍼스 창의관 116호 강의실. 100석 규모 강의실은 수업 시작 10분 전부터 가득 찼다. 교복 차림의 고등학생 40여명은 강의실 앞줄부터 줄지어 앉아 난생 처음 접할 ‘대학 강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김규태 고려대 전기전자전파 공학부 교수가 단상에 오르고 ‘양자역학과 정보통신산업’ 강의가 시작됐다.

이날 강의는 고려대가 국내 최초로 재학생 정규 강좌를 일반인과 중·고생에게 공개하는 자리였다. 고려대는 ‘Discover KU(발견 고려대)’란 이름의 열린강좌 프로그램을 이날부터 1주일 동안 실시한다. ‘공개강의실’에서는 13개 정규강좌의 한 수업이 일반인에게 공개됐고, 일반인 대상의 21개 특별강연과 13개 ‘저자와의 대화’ 행사도 함께 열렸다.

“전기전자공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대학 강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가르쳐주고 싶다”며 단상에 오른 김 교수는 양자역학의 오래된 난제인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처음 접하는 양자역학 개념에 고교생들은 어렵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김 교수가 준비해온 고무줄을 흔들며 전류와 파장에 대해 설명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문과대학 222호에서는 이희경 영문학과 교수가 화상강의 시스템을 이용해 일본 와세다대 학생들과 영어토론을 진행했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해 한국 대학을 경험해보고 싶다’며 찾아온 음악 지휘자와 회사원 등 20명이 수업을 들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