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이익은 선택아닌 필수…과감한 세계화로 경제 도약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태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며 바짝 엎드린 기업들도 찾아볼 수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란 논리다.

《아니다, 성장은 가능하다》는 이런 생각에 일침을 가한다. 늘 움직이고 변화하는 경제 상황에서 현상 유지는 뒤처지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불황 속에서도 기업들은 단순히 생존을 목표로 할 것이 아니라 성장과 발전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저자들은 세계 경제의 흐름을 유심히 관찰함으로써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앞으로 수십년간 세계 경제를 이끌 강력한 원동력은 ‘과감한 세계화’라고 주장한다. 특히 내수시장에 기댈 수 없고 소수 대기업에 경제력이 집중된 한국 경제의 특성상 초일류 중소기업인 ‘히든 챔피언’이 즐비한 독일의 경제모델을 참고해야 한다고 귀띔한다. 히든 챔피언의 성공 전략으로는 야심찬 목표, 전략적 초점, 세계화, 고객과 가까운 관계, 높은 혁신성 등을 들 수 있다.

대부분 기업들이 ‘매출 증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성장과 동의어로 생각하고 있지만 저자들은 이 또한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대신 성장의 전제조건으로 ‘규모’ 대신 ‘이익’을 강조하고 있다. 매출과 시장 점유율에 목을 매지 말고 이익을 추구해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것. 저자들은 “이익은 기업 입장에서 ‘내면 좋은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이후 ‘불안’이라는 화두에 매달리는 소비자들의 달라진 행동에 냉정하게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대자동차는 2009년 고객들이 자동차 가격을 내는 동안 실직할 경우 최대 3개월까지 돈을 대신 내주는 ‘불확실한 때의 확실성’ 캠페인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이처럼 보장을 통해 고객이 느끼는 위험을 줄이는 방법도 하나의 해결책이다.

제품 세계의 지각변동에 대해서는 최근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수익률도 높은 초저가 시장과 초고가 시장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터넷이 바꾼 유통망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비용을 들이지 않고 디지털 제품을 유통할 수 있는 인터넷의 속성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것.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변신하기 위해선 ‘제대로 된 질문’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기업 또는 경제가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느냐 없느냐 하고 물을 것이 아니라 소비자나 고객에게 충족되지 않은 욕구와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는지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산더미 같은 쓰레기, 환경 오염, 범죄, 교통체증, 인간성 상실, 부정부패, 노사문제…. 세계는 여전히 충족되지 않은 욕구와 풀리지 않는 문제로 넘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성장의 기회’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기회의 원천은 해결을 기다리는 ‘문제들’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