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韓銀총재'를 준비하라] 신현송 '압도적 1위'·김석동 '선전'…'친박' 김광두·이덕훈 다크호스
신현송 프린스턴대 교수는 국내 경제·금융 전문가 50명과 기획재정부 및 금융위원회 과장급 이상 간부 20명 등 총 70명이 응답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가장 폭넓은 추천을 받아 한국은행 차기 총재 적임자 순위에서 압도적 1위(34.3%)에 올랐다. 금융 분야에 대한 전문성에 국제적인 감각, 정부와의 정책 조율 능력 등을 적절하게 겸비한 인물이란 평가를 받았다. 다만 내년 5월부터 국제결제은행(BIS) 차기 수석이코노미스트로 내정된 상태여서 제의를 받더라도 수락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석동, 관료 출신으로 4위

['차기 韓銀총재'를 준비하라] 신현송 '압도적 1위'·김석동 '선전'…'친박' 김광두·이덕훈 다크호스
한은 출신인 박철 전 부총재(20.0%)와 이주열 전 부총재(17.1%)도 많은 표를 받았다. 한은 내부 지지를 바탕으로 통화금융정책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혔다. 서울 소재 대학의 한 교수는 박 전 부총재에 대해 “한은 정책과 금융시장에 대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깊고 개방적 리더십으로 한은 내부의 신망이 두텁다”고 말했다.

관료 출신으로는 김석동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14.3%)이 유일하게 적임자 상위 5위 안에 포함됐다. 의외로 관료집단 못지않게 이코노미스트들의 추천이 많았다. 한 이코노미스트는 “관료 출신이지만 금융정책 분야의 전문성이 뛰어나고 강력한 추진력으로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근혜 정부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조윤제 서강대 교수(6.4%)는 5위에 올랐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지냈지만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과 금융통화위원 출신인 최도성 한동대 부총장도 각각 6표와 5표를 얻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 이덕훈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대표,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나란히 4표가 나왔다.

○정치·경제적 변수에 영향


차기 한은 총재로 누가 적임자냐를 묻는 한국경제신문의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실제 청와대의 낙점 결과와는 다를 가능성이 많다. 박근혜 대통령이 차기 총재를 최종 낙점하는 순간의 정치적 상황이나 경제 여건에 따라 변수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교사’였던 김광두 원장이나 서강대 동문으로 서강대금융인회의 수장격인 이덕훈 대표(전 금통위원)가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최근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퇴파동을 계기로 청와대 내에 전문성보다 ‘충성심’을 더 중요한 인사 잣대로 삼는 기류가 생겨날 수도 있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한은과 정부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2표)의 기용이 검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차기 총재에게 최우선으로 필요한 자질로는 금융·통화 관련 전문성이 31.4%로 가장 많았다. 한 이코노미스트는 기타 의견으로 “뉴노멀 시대를 맞아 경제 환경 변화에 대한 통찰력을 지녀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중수 총재 ‘정책 조율 실패’

김 총재에 대한 전문가 평점은 제각각이었다. 응답자 70명 가운데 가장 많은 28명(40.0%)이 ‘C’를 매겼다. 그 다음으로 ‘B’(13명·18.6%)가 많았고, ‘E’(10명·14.3%) ‘D’(9명·12.9%) 순이었다. A를 준 사람은 3명(4.3%)이었다. 변동성 높은 최근 금융시장에 잘 대처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소통’ 측면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시장전문가는 “시장과 소통이 부족하고 새 정부와 정책조율도 실패해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반감됐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한은이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25명(35.7%)이 ‘시장과의 소통 부족’을 꼽았다. 이어 ‘비신축적인 통화정책(22.9%)’ ‘중앙은행의 독립성 부족(11.4%)’ ‘복지부동하는 조직문화(10.0%)’ 등이 뒤를 이었다.

차기 한은 총재의 주요 임무 중 하나인 금리 정상화(인상) 시기에 대해 10명 중 7명꼴로 내년을 꼽았다. 금리 인상 시기로는 내년 상반기(31.4%)보다 하반기(38.6%)가 더 적절하다고 답했다. 나머지 30%는 금리 인상 시기를 2015년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답했다.

서정환/김유미 기자 ceoseo@hankyung.com

■ 설문응답자 명단(70명·가나다순)

○학계(25명)
김영봉 세종대 석좌교수·김원준 KAIST 교수·김인철 성균관대 교수·김재영 서울대 교수·김종호 서울교대 교수·김창식 성균관대 교수·김홍범 경상대 교수·노택선 외대 교수·민경국 강원대 교수·박강우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성태윤 연세대 교수·신관호 고려대 교수·안재욱 경희대 교수·염명배 충남대 교수·오정근 고려대 교수·유진수 숙명여대 교수·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이근 서울대 교수·이승훈 서울대 교수·이창민 한양대 교수·전삼현 숭실대 교수·정재호 고려대 교수·조동근 명지대 교수·최의현 영남대 교수·홍석철 서강대 교수

○시장 전문가(25명)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산업실장·권영선 노무라증권 전무·김계엽 IBK경제연구소 경제분석팀장·김선태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거시금융팀장·김성태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 연구위원·박기홍 외환은행 연구위원·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송두한 농협경제연구소 금융연구실장·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이승훈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이창선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이효근 KDB대우증권 글로벌경제파트장·임동필 신한FSB연구소 금융시장팀장·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분석실장·임지원 JP모간 수석이코노미스트·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장민 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시장팀장·장재철 씨티그룹 상무·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채현기 KT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분석본부장·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관료(20명)는 익명 요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