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묶인 서울 잠실동 등 전국 토지 1258만㎡가 보호구역에서 해제된다. 사진은 123층 높이로 지어지고 있는 서울 잠실동 ‘제2롯데월드 타워’. 한경DB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묶인 서울 잠실동 등 전국 토지 1258만㎡가 보호구역에서 해제된다. 사진은 123층 높이로 지어지고 있는 서울 잠실동 ‘제2롯데월드 타워’. 한경DB
여의도 4배 넘는 땅 풀린다
서울과 경기 등 7개 지역에서 여의도 면적(290만㎡)의 4배가 넘는 1258만㎡의 토지가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 풀린다. 강원 철원 일대 등 100만㎡ 토지는 지방자치단체 허가만 받으면 군부대와의 협의 없이도 건물을 지을 수 있는 협의위탁 지역으로 지정된다. 국방부는 최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보호구역 해제·변경·협의 위탁 지역을 결정했다고 30일 발표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송파구와 경기 분당신도시 등 수도권 일대의 건축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60층 이상 초고층 건물 신축이 수월해져 상업지역 복합단지나 도심 재개발 사업 등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송파구 등 7개 지역 풀려

군사보호구역에서 해제된 지역은 서울 광진구(광장·구의·중곡동), 송파구(잠실·신천·풍납·송파·석촌·가락동), 중랑구(면목·상봉·망우동) 등 3개구와 용인(모현면·기흥구), 성남(분당·수내·서현·이매·정자동), 광주(오포읍), 구리(교문·수택동) 일대 등 7개 지역이다. 면적으로는 용인시 모현면과 기흥구 일대가 363만여㎡로 가장 넓다. 다음은 성남시 일대다.

이번 해제는 2009년 서울 잠실에 들어서고 있는 초고층빌딩인 제2롯데월드(123층) 건설 허가에 따른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 건축 허가 과정에서 성남 서울공항의 동편 활주로를 2.71도 이동하게 됐고, 이로 인해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 풀리게 되는 지역이 생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들 지역 외에 강원 철원군 근남면 사곡리와 동송읍 관우리 일대, 경기 양주시 은현면 도하리와 선암리, 광적면 덕도리 일대 등 100만㎡에 대해서는 ‘협의위탁 지역’으로 지정했다. 협의위탁 지역은 군사작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담당 부대장과 협의 없이 지방자치단체가 건축 허가 등을 내줄 수 있다. 경남 사천시 축동면 길평리·사다리·탑리 일대 72만㎡는 통제구역에서 제한보호구역으로 변경됐다. 해제 지역의 지형도면과 세부 지번은 해당 지자체와 관할부대에서 열람할 수 있다.

○건축 허가 빨라지고 초고층 건축 가능

서울 잠실·광장동 등 송파·광진구 일대는 성남 서울공항의 군용항공기 이동 경로지역에 포함돼 비행안전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이번 해제로 송파구는 해발 152m(최고 50층 이하)의 고도제한이 사라진다. 건축주가 지자체와 협의하면 상업지역 내 초고층 개발도 가능해지는 셈이다. 광진·중랑구 일대 상업지역에 들어설 초고층 복합단지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성남과 용인시는 비행장 인근에 접해 있어 더 큰 수혜를 입게 됐다. 용인의 경우 해발 183.4m(최고 60층 이하)의 고도제한이 없어진다. 용인시 일반건축팀 관계자는 “층고가 낮은 저층 주거지역은 큰 영향이 없겠지만, 상업지역에 들어설 초고층 신축 개발은 원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번 해제 조치와 함께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구역 등의 관리 훈령’을 개정해 비행안전구역 내 건축허가 협의기간을 줄였다. 이로써 비행안전구역의 제한 고도를 넘지 않는 건축물의 건축 허가는 기존 30일에서 15일로 소요시간이 단축된다.

정성택/문혜정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