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에 나올 아이폰6의 두뇌 ‘A8’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도 만든다. 애플은 당초 대만 TSMC에만 위탁생산(파운드리)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바꿔 삼성에도 30~40%의 물량을 발주했다. 애플은 아이폰5S부터 5S와 5C 두 종류를 내놓으면서 AP도 2개로 나눠 각각 삼성과 TSMC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7월15일자 1면 참조>
<본지 7월15일자 5면 참조>

2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폰6용 AP인 ‘A8’을 생산·납품하기로 애플과 계약했다. 애플이 지난 4월께 삼성을 떠나려던 기존 입장을 바꿔 납품을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현재처럼 독점 공급은 아니며 TSMC와 함께 두 번째 협력사로 공급한다. 20나노 미세공정을 통해 양산되는 이 AP는 내년 9월께 나올 아이폰6, 혹은 6C에 들어간다.

애플은 삼성과 특허 분쟁을 겪으면서 관계가 나빠지자 작년 하반기부터 삼성 부품을 배제했다. 작년 9월 출시한 아이폰5에서 삼성 D램을 뺀 것이 대표적이다. 또 내년 아이폰6의 AP를 TSMC에서 공급받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TSMC가 30%대 영업이익률을 보장할 것 등을 요구한 데다 최첨단인 20나노 미세공정 수율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어 일부 물량을 삼성으로 돌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내년에 발생할 것으로 점쳐지던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실적 쇼크가 누그러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2007년 아이폰 등장 때부터 내후년에 나올 아이폰7까지 모든 아이폰용 AP를 만들게 됐다. 삼성은 이에 앞서 첨단 14나노 AP 시제품을 TSMC보다 먼저 개발, 애플의 2015년 ‘A9’ 주문을 확보한 상황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PC의 중앙처리장치(CPU)처럼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 CPU와 달리 그래픽처리장치(GPU), 통신칩, 센서, 디스플레이 등 여러 기능을 하나로 합친 SoC(System on chip)로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