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배터리 빨리 닳는 이유 있었네… 국내 연구팀 입증
'스마트폰 기기의 공식 사양보다 배터리가 더 빨리 닳는 것 같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막연히 느끼던 의문이 사실임을 국내 연구팀이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고려대는 정성우 컴퓨터·통신공학부 교수(사진) 연구팀이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논문 제목 'Battery Consumption ≠ Energy Consumption: A Case Study with a Smartphone')를 발표했다고 2일 밝혔다. 논문은 컴퓨터 분야 해외 저명 학술지 'IEEE Computer'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스마트폰 에너지 소모를 줄이더라도 배터리의 화학적 특성으로 인해 배터리 소모는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실측을 통해 증명했다. 정 교수팀은 "스마트폰이 에너지를 빠르게 사용할수록 추가로 잃어버리는 에너지가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동일한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2가지 저전력 기법의 배터리 소모 (*그래프 좌측 수치: mW)
동일한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2가지 저전력 기법의 배터리 소모 (*그래프 좌측 수치: mW)
예컨대 스마트폰이 동일한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하더라도 전력기법에 따라 에너지를 더 빨리 소모할 경우, 사용 에너지 자체는 적더라도 배터리가 더 빨리 소모된다는 것이다.

연구는 에너지와 배터리 소모를 동일하게 계산하는 저전력 기법 패러다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방식에서는 에너지 소모 결과만으로 저전력 기법을 평가했지만, 앞으로는 실제 배터리 소모 정도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연구를 후원한 LG전자 정은택 수석연구원은 "이론적 에너지 소모가 아닌 사용자가 체감하는 배터리 소모 정도를 고려한 저전력 기법 개발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의의를 부여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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