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논술 등 대학별 고사 못지않게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요소는 고교 내신(학생부)이다.

내신을 어떻게 반영하느냐를 놓고 그동안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사이에서 오락가락을 반복했다. 상대평가는 학생 간 비교를 통해 순위(등급)를 매기는 방식이고 절대평가는 개별 학생들이 도달한 학업성취를 기준으로 수·우·미·양·가 등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내신을 대입에 반영하기 시작한 1955~1979학년도까지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반영했다. 그러나 본고사가 폐지된 1980학년도 인문계와 자연계가 분리되면서 상대평가에 따른 10등급 종합등급제가 도입됐다. 학력고사 체제에서도 15등급제는 유지됐으나 동급생 사이에서 경쟁이 가열되는 등 비교육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1994학년도 수능체제로 개편하면서 과목별 절대평가제와 석차제를 병행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정부는 그러나 절대평가제에서 상당수 학교들이 학생들에게 좋은 성적을 주는 ‘내신 부풀리기’가 성행하자 다시 선택형 수능인 2005학년도부터 과목별 9등급 상대평가제를 도입했다.

상대평가가 실시되자 또다시 과열 경쟁이 빚어진 데다 외국어고 등 우수한 학생이 모인 학교에선 실력이 있어도 내신성적이 좋지 않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가 어렵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절대평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2011년 중1부터 순차적으로 절대평가제를 도입해 2017학년도부터 대입 내신에도 반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