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삭막함 속에 피어오른 희망의 꽃
생사의 기로를 헤매는 한 소년이 있었다. 심각한 부상이었기에 담당 의사는 한 두 주를 넘기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런데 대학생 한 명이 며칠 동안 드나들더니 소년은 기적처럼 낫기 시작했다. 놀라운 회복 속도에 궁금해진 의사는 이유를 물었더니 소년은 대답했다.

“형이 와서 영어 동사변화를 가르쳐 주면서 그랬어요. 이걸 알아둬야 다음 학기 공부에 뒤처지지 않을 거라고요.” 전혀 소생 가능성이 없던 소년을 빠르게 회복시킨 비결은 바로 희망이었다.

TV와 라디오 방송작가인 저자는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에서 “세상이 삭막해졌다고 사람들이 말하지만 사실 둘러보면 착한 사람들도 많다”고 전한다. 책에는 직접 경험하거나 누군가에게 들었거나 신문이나 TV에서 본 따뜻한 사람들 이야기를 담았다.

“쓰레기가 싱싱해요”라며 자신의 일을 즐거워하고 웃는 환경미화원 아저씨, 거짓 성적표를 내민 아들을 위해 잔치를 열어 대학총장으로 키워 낸 아버지 등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 속에서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이 가장 귀한 일임을 따뜻하게 전해준다.

또한 연로해 치매에 걸려서도 딸을 걱정해 금반지를 풀어놓는 노모, 수학여행 갈 딸의 운동화와 가방을 사 들고 대구 지하철을 탔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한 어머니 등 부모들의 자식 사랑 이야기는 가슴을 찡하게 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