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동일 상권을 놓고 충돌한다.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이마트)와 빅마켓(롯데마트)이 2.5㎞ 거리를 두고 경쟁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창고형 할인점에서 한판 붙는 것은 처음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내년 8월까지 경기 수원시 신동에 지상 6층, 지하 1층 규모의 건물을 짓고 트레이더스 수원점을 열기로 했다. 이마트는 이 중 3~4개 층을 매장과 고객용 문화센터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직원용 사무실과 강당 등으로 쓸 예정이다.

트레이더스 수원점은 화성시 반월동에 있는 빅마켓 신영통점과 같은 상권에 위치한다. 두 점포는 2.5㎞ 떨어져 고객층이 대부분 겹친다. 트레이더스는 2010년 11월 용인 구성점 개장을 시작으로 인천 대전 대구 부산 등 지방 대도시 위주로 점포를 늘렸다. 빅마켓은 지난해 7월 금천점을 시작으로 수도권에 주로 점포를 열었다.

트레이더스와 빅마켓은 취급 품목 수가 적고 대용량 제품 위주로 판매하는 대신 일반 대형마트보다 물건 값이 싼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는 같은 제품의 경우 트레이더스에서는 일반 대형마트보다 최소 5% 싸게 판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빅마켓도 롯데마트보다 10%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차이점은 빅마켓이 연간 3만5000원을 내는 고객에게만 물건을 판매하고 할인 혜택 등을 주는 회원제로 운영하는 반면 트레이더스는 회원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현재 7개인 트레이더스 점포를 매년 1~2개 새로 열어 장기적으로 2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경기 침체와 영업 규제 영향으로 대형마트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창고형 할인점 매출은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마트 관계자는 “트레이더스 7개 점포 중 5개 점포는 일반 대형마트를 창고형 할인점으로 전환한 것”이라며 “전환하기 전보다 매출이 1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