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찾아…해외채권에 뭉칫돈 몰린다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주가 예측이 어려워진 데다 예금금리가 연 3% 이하로 내려오면서 투자자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런 투자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은 기대수익이 시중금리보다 높지만 주식 등 투자자산보다 안정적인 자산을 찾고 있다. 이 조건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상품이 ‘해외채권형펀드’다.

○장기 저성장·저금리 시대, 일본 투자자들의 선택은 ‘해외채권’

해외채권이 매력적이라는 사실은 일본의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일본은 장기 불황과 저금리가 지속되던 2000년대 초반부터 개인투자자들이 낮은 금리의 엔화를 환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해외채권에 본격적으로 투자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에 따르면 일본인 계좌가 보유한 채권 규모는 2012년 말 기준으로 246조엔이며, 이 가운데 31%가 미국 채권, 6.8%가 프랑스 채권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일본은행의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으로 금리가 더 낮아지자 일본 투자자들은 고금리를 찾아 해외채권으로 몰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기관투자가 사이에서는 이미 해외채권 투자가 큰 규모로 이뤄지고 있으며, 2011년부터 개인투자자의 관심도 커지기 시작했다. 채무불이행이 낮으면서도 금리가 높은 신흥국 국채가 주목받고 있으며 특정 국가 채권에 투자할 때의 환위험이 부각되면서 여러 국가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글로벌 채권형펀드와 하이일드채권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고금리 찾아…해외채권에 뭉칫돈 몰린다
○해외채권 분류


해외채권은 종류가 많지만 크게 ‘선진국채권’, ‘이머징마켓채권’, ‘하이일드채권’ 그리고 ‘글로벌채권’으로 나눌 수 있다.

‘선진국채권’은 우량한 신용등급을 가진 국채 및 회사에 투자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매우 안전한 자산에 속하며, 다른 해외채권에 비해 만기 수익률이 낮다. 하지만 경제위기 등 원금 손실 발생 가능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는 안정적이면서도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머징마켓채권’은 브라질, 인도, 러시아, 중국 등 신흥국가의 국공채 및 회사채를 의미한다. 이머징마켓 국가들이 과거보다 채무상환능력이 향상되고, 거시경제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이머징마켓채권시장 비중이 빠르게 커졌는데, 이는 이머징마켓채권 금리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머징마켓 국가의 신용·정치·사회적 측면에서 위험이 높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이일드채권’은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고수익 채권’이라는 뜻이지만, 높은 수익에는 이에 상응하는 위험이 수반되므로 보통 ‘고수익-고위험 채권’이라고 한다. 이는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신용등급 BBB 이하, 무디스의 Baa 이하에 해당하는 투기등급채권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하이일드채권은 신용 위험에 대한 대가로 높은 이자를 지급한다. 미국 하이일드 채권의 경우 신용등급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표면금리가 대략 7~8% 수준이다.

‘글로벌 채권’ 투자란 국내외의 거의 모든 채권을 대상으로 자산을 배분해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선진국 및 이머징마켓 국가의 국채, 하이일드채권뿐만 아니라 한국 채권, 구조화 채권, 채권선물 등 다양한 자산군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함으로써 투자 위험과 수익률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므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호황기 접어들면 하이일드채권 더 유리

지난 5월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축소 발표로 주식, 채권, 통화 등 대부분의 자산가격이 하락했다. 양적완화 정책이란 경기부양을 위해 중앙은행이 초저금리 수준으로 시중에 돈을 푸는 정책을 말하는데, 최근 Fed는 미국 경기지표가 개선되면서 기준금리 인상 및 보유 자산 매각 등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발표로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놓고 시장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상반기 미 국채 금리는 급등하고 채권가격은 하락해 채권투자자들이 저조한 투자 수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한다면 양적완화를 축소한다는 것은 경기가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경기가 호황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될 때 어느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바로 하이일드채권이다.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하이일드채권에 유리한 상황을 조성한다. 첫째,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 신용도가 낮은 회사나 정부의 부도 확률이 줄어든다. 채권 발행처가 부도에 이르지 않는다면 하이일드채권 투자자들은 높은 이자를 계속 받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하이일드채권의 가격이 올라가서 자본차익이라는 이득을 보게 된다. 호경기의 초기에는 금리가 낮게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투자자들은 다소 위험을 부담하더라도 높은 수익을 주는 하이일드채권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수요가 증가하면 채권 가격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하이일드채권 부문에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지난 5월 양적완화 축소 이슈로 일시적인 자금 유출이 있었지만 현재 다시 유입되는 추세로 전환해 긍정적인 수급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저성장시대…뜨는 글로벌하이일드채권

해외채권은 장기 수익률 면에서 은행 예금보다 우위에 있다. 그러나 채무 불이행 및 가격 변동성이 예금보다 높기 때문에 투자 대상 기업 및 시장 상황에 대한 분석 없이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따라서 하이일드채권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은 글로벌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대표적 해외채권형펀드인 ‘미래에셋글로벌하이일드채권펀드’는 지역별·국가별 경기 사이클을 고려해 이머징국가를 포함한 전 세계 하이일드채권에 선별적으로 투자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하이일드채권펀드가 미국 하이일드채권에 많이 투자한다.

반면 미래에셋글로벌하이일드채권펀드는 선진국(미국, 서유럽)과 이머징국가(동유럽,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하이일드 채권 사이의 상관관계가 낮은 지역에 전략적으로 분산 투자해 시장변동성을 낮췄다.
고금리 찾아…해외채권에 뭉칫돈 몰린다

최근 유럽 경제지표가 호전되면서 유럽 하이일드채권도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 미래에셋글로벌하이일드채권펀드는 유럽 하이일드채권(30%)에 상대적으로 많이 투자해 최근 1년 성과가 우수하다는 점에서 투자 대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정동휘 미래에셋증권 상품기획팀 연구원 jungdh@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