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범죄자들을 위한 마을



주민 절반이 성범죄자인 이색 마을이 미국에 있다. 플로리다주 퍼호키시 외곽에 위치한 '미라클 빌리지'다. 주민 절반 가량이 성범죄 전과자다.



1일 BBC 매거진에 따르면 200명의 주민 중 107명이 성범죄 전과자. 여성은 단 한명뿐이다.



전과자들 모두 성 관련 범죄로 인해 유죄판결을 받고 형을 살았다. 몇명은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소유하다 적발됐다. 자신의 자녀를 성추행한 사람도 있다.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미성년자를 학대한 이들도 있고 고의로 성기를 노출한 이들도 있다. 상당수 전과자들은 미성년자인 여자친구와의 성행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미국 내 20개 주가 성 범죄자들에게 엄격한 신상등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플로리다 주가 그 중 하나다.


플로리다주법에 따라 성범죄 전과자들은 학교, 어린이 집, 공원, 놀이터의 800m 이내에거주할 수 없다. 수영장과 버스정류장 도서관 같은 공공장소에도 출입이 제한된다. 이런제약으로 인해 성 범죄자들은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에서 살기 어렵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미라클빌리지'로 몰려들었다.



'마태의 25 성직자들'의 목사 딕 위드로가 성범죄 전과자들의 재활을 돕기 위해 2009년 '미라클 빌리지'를 설립했다. 이들은 낮 동안 이동이 자유롭지만 밤엔 당국에 신고한 주소에서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성범죄자 등록법에 저촉되지않는 거주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 곳에는 매일 입주 요청이 이어진다. "보통 하루에 10~20통의 문의를 받는다"고거주 신청과 인원을 관리하는 일을 담당하는 제리 유맨스가 설명했다. 그 역시 성범죄 전과가 있다.



"총기사용과 같은 난폭한 행위나 마약전과가 있는 사람들은받지 않는다. 오직 어린이 대상으로 성적 욕망을 느끼는 소아성애자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성범죄 전과자들이 정착하기 전부터 이 곳에 살고 있었던 주민들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말했다.



'미라클 빌리지'는 기독교공동체다. 성범죄 전과자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하지만 비 기독교인들도 이주 가능하다. 종교와 무관하게 교회에서 주관하는 분노조절 강의와 성경 공부모임 같은 행사에도참여할 수 있다.


보호관찰의 조건으로 대부분 전과자들은 심리치료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과자 중 소수는 인근 도시에서 일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성범죄 전과자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은 일부 지역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10대 시절 칼로 위협하는 강간범을 만난 캐시는 오래전 일임에도 아직 그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미라클 빌리지'설립에대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지 않는다.



"성 범죄자들을 위한 '미라클빌리지'가 절대 기적(미라클)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아마 그들에게나 기적인 일이고 나에겐 악몽일뿐"이라고 캐시는 말했다.



설립 취지는 그럴듯하지만 성 범죄자들이 한데 모여 산다는 사실은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성범죄 전과자들의 거주지 제약이 선량한 시민들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인권 운동가들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성범죄전과자들의 성범죄 재발률이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증적 증거가 아직 없다"고 주장했다. 현행법 지지자들은 "성 범죄자들이 미성년자 주변에 있는 것만으로미성년자들이 언제고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상식"이라고 반박했다.


한경닷컴 이정진 인턴기자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