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새로운 먹거리 찾는다"
G마켓 11번가 옥션 인터파크 등 인터넷 중개몰(오픈마켓) 4사가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대형마트 TV홈쇼핑 등이 인터넷 영역으로 진출, 경쟁이 격화하면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어서다. 2010년 매출이 10조원을 넘어서며 전년 동기 대비 27.1%에 이르렀던 성장률은 지난해 9%대로 추락했다. 이에 따라 자체상표(PB) 제품 판매, 자영업자 대상 전문몰과 소셜커머스형 판매몰 설치 등을 통해 상품 중개 일변도의 사업구조 개편에 적극 나서고 있다.

◆PB 상품 출시
11번가는 여성 메이크업 화장품 ‘맥퀸 CC쿠션커버’와 ‘쉬즈리얼 퍼퓸 샴푸 린스 세트’를 PB 상품으로 최근 내놓았다. 지난 4월 선보인 남성화장품 ‘오버클래스 ID 11’에 이어 PB 상품 수를 늘린 것이다. 맥퀸 CC쿠션커버는 출시 후 열흘 동안 준비해둔 초기 물량 6000개를 모두 판매해 일시 매진되기도 했다.

인터파크에서는 ‘아이지오’와 ‘아이키드’라는 이름으로 PB 가구를 판매하고 있다. 대표 상품인 아이키드 원목 2층 침대는 현재 인기 가구 브랜드 ‘우드피아’ ‘에보니아’ 등의 제품과 함께 침대 판매 순위 5위에 올라 있다.

허지원 11번가 뷰티팀장은 “판매액의 10%가 채 안 되는 입점수수료만으로는 성장이 힘들다고 판단해 PB 상품을 늘리고 있다”며 “직접 기획과 유통을 하면 기존 제품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면서도 수익은 많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마트나 편의점 PB 상품은 운송과 진열에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오픈마켓은 웹 페이지에 상품을 노출시키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원가를 더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 간 거래(B2B) 강화

G마켓과 옥션은 자영업자 고객 끌기에 나섰다. G마켓이 운영하는 ‘비즈온’에서는 사업자 회원에게 할인을 해주거나 G마켓에서 현금처럼 바로 쓸 수 있는 마일리지를 추가로 적립해준다. 올 상반기 G마켓 사업자 회원 구매 금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했다.

옥션이 6월 문을 연 ‘비즈클럽’은 사업자번호를 등록한 회원만 이용할 수 있는 폐쇄몰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대용량 식자재를 20~30%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다. 문을 연 후 한 달 만에 1000명의 자영업자가 회원으로 등록했다.

같은 기간 대용량 식자재 구매액은 25% 늘었다. 임학진 옥션 푸드팀장은 “업소용 식자재를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자영업자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며 “비즈클럽이 옥션의 새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커머스식 판매

G마켓에서 운영하고 있는 ‘G9’은 카테고리별 담당자들이 상품을 선별해 판매하는 쇼핑몰이다. 쇼핑몰 측이 판매할 상품을 고른다는 점에서 오픈마켓이라기보다 소셜커머스에 가까운 형태다. 4월 문을 연 후 방문자 수가 60% 늘었다.

11번가도 ‘쇼킹딜’ 코너에서 선별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주당 판매 횟수를 2회에서 3회로 늘렸다. 11번가는 ‘위조품 보상제’와 미사용 쿠폰 100% 환불을 내세워 소셜커머스와 경쟁해나갈 방침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