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회계는 감성이다…24개월 적자 레스토랑 위기 탈출기
2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한 패밀리 레스토랑이 적자에서 탈출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인건비 삭감이다. 근무 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깎는 등 비용을 절감해 적자폭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또 재료비를 줄여 제품별 이익률을 높이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비용 절감은 되레 매출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가격은 그대로인데 직원들은 불친절해졌고 음식량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회계의 신》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게를 무대로 어려운 회계를 쉽게 풀어낸 책이다. 대기업에서 벌어지는 일을 통해 회계를 설명한 《회계학 콘서트》의 저자 하야시 아츠무의 신작이다.

도쿄대 경영학과 학생인 히카리는 어렵고 힘들지만 취업이 보장되는 아즈미 교수의 수업을 듣는다. 교수가 추천하는 곳에서 1년 동안 현장학습을 한 선배들은 모두 좋은 회사에 취직했기 때문이다. 히카리는 경영컨설턴트 회사에서 실습하기를 기대했지만 그가 일하게 된 곳은 24개월 연속 적자를 내면서 폐점 위기에 처한 패밀리 레스토랑 로미즈. 저자는 히카리의 고군분투에 힘입어 로미즈가 흑자로 돌아서는 과정을 통해 비용 절감, 가격 인상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이 책은 기업의 이익을 ‘균형성과지표(BSC)’라는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균형성과지표란 기업의 비전과 전략을 구현하기 위한 요인을 재무적 관점, 고객 관점, 내부 프로세스 관점, 학습과 성장 관점 등 4가지 관점에서 균형있게 평가하는 전략적 성과평가 체계다. 재무지표 중심의 성과평가 체계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로미즈는 적자 탈출을 위해 인건비를 삭감하고 재료비를 줄였다. 비용 절감을 위해 조명을 줄이고 화장실의 종이 타월을 없앴다. 에어컨 가동 시간도 줄였다. 그러나 효과는 보지 못했다. 만족감을 얻으려고 찾아온 손님들이 서비스가 나쁘다고 느낀 것이다.

저자는 “재무적 관점이란 재무제표 같은 ‘과거의 숫자’를 중심에 놓고 생각하는 방식”이라며 “과거의 결과일 뿐 왜 적자가 됐는지에 대한 대답은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고객 관점(손익계산서의 매출액)과 내부 프로세스 관점(비용과 자산)이라는 측면에서 개선책을 세우지 않는 한 흑자 전환은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피터 드러커의 말을 빌려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은 회계 기간을 딱딱 끊어서 보는 순간적인 ‘이익’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안정적인 이익(현금)을 창출하는 ‘고객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새롭게 고객을 만들 수 있는 두 가지 요소로 ‘마케팅’과 ‘혁신(이노베이션)’을, 이를 성공하게 만드는 주체로는 조직에서 일하는 ‘지식 근로자’를 손꼽는다. 아즈미 교수는 히카리에게 “혁신의 핵심은 두 가지”라며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을 만족시키고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