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람 캠프모바일 대표 "사무실에 텐트 치고 회의…'밴드'로 글로벌 묶겠다"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밴드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밴드는 친구 동창 등이 함께 사용하는 모바일 카페. NHN 임직원 150여명이 지난 3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캠프모바일을 차리고 밴드를 기반으로 자립을 꾀하고 있다. 캠프모바일의 도전은 성공할까?

이람 캠프모바일 대표(40·사진)를 만나 다짜고짜 물었다. “밴드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지만 가입만 하고 안 쓰는 사람도 많지 않느냐”고. 이 대표는 “각종 지표가 건강하게 나온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주간 이용자가 550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55%나 된다”는 얘기였다.

밴드 이용자 연령대는 다양하다. 10, 20, 30대와 40대 이상이 4분의 1씩 차지한다는 것. 이 대표는 “젊은이들은 반모임 동아리모임 등으로 사용하고 중년층은 동창모임으로 많이 이용한다”며 “밴드를 만든 뒤 모임이 활성화됐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목표를 묻자 “마음속 목표야 거창하지만 말하긴 그렇다”고 했다. 자꾸 채근하자 “연말까지 가입자 3000만명을 넘기고 싶다. 글로벌 서비스로 꼭 성공하고 싶다. 세계로 나아가기에는 같은 언어 사용자끼리 어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밴드 같은 폐쇄형 서비스가 낫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이 대표 폰에서는 끊임없이 ‘쩝쩝’ 소리가 났다. 밴드에 누군가 글이나 사진을 올렸다는 신호다. 그가 가입한 밴드는 50개. 이 대표는 “직장 학교 친척 등 모든 인맥을 밴드에 담았다”며 “오프라인에서 잘되는 모임이 밴드에서도 잘된다”고 설명했다.

밴드를 만들기로 마음먹은 배경도 들려줬다. 그는 “폐쇄형 소셜서비스에 관한 얘기는 오래전부터 있었고 미투데이에 미투밴드라는 것도 있었다”며 “지난해 아이의 초등학교 담임이 학부모 연락망을 인쇄해서 나눠주는 걸 보고 밴드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캠프모바일 사무실에는 곳곳에 텐트가 쳐져 있다. 신생 기업의 악바리 정신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일부 회의실을 이렇게 꾸며놨다. 점심시간 직후에는 ‘캠퍼’(사원)들이 자신을 소개하는 ‘캠퍼투캠퍼’라는 회의를 한다. 다음달부터는 맥주를 마시며 토론하는 ‘비어캠프’도 열 예정이다.

이 대표는 “신생 기업 흉내내기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손사래를 치면서 “캠프모바일에는 ‘한번 해보자’는 사람들이 모였다”고 말했다. 또 “캠퍼들이 자발적으로 ‘캠프’(팀)를 꾸리고 아이디어를 내며 의욕적으로 목표를 정한다”는 얘기도 들려줬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