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 "PC의 OS장벽 없어진다"
“하드웨어의 성능을 놓고 경쟁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용해 하드웨어를 남들보다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지난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컴퓨팅 전시회 ‘컴퓨텍스 2013’에서 기자와 만나 “지금은 제조업체에 원하는 사양만 얘기하면 시제품을 가져다 준다”며 “변화된 정보기술(IT) 환경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CEO가 1993년 설립한 엔비디아는 지난해 세계 그래픽 칩(GPU) 시장의 65%를 차지한 ‘GPU 업계 강자’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모바일 시장 강세로 PC 시장은 매년 줄어들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GPU 시장 점유율은 2011년(53%)보다 12%포인트나 올랐다.

그는 이날 엔비디아의 신기술인 ‘그래픽 원격 접속’과 ‘가상화’ 기술을 시연했다. 그래픽 원격 접속은 엔비디아 GPU를 내장한 PC TV 태블릿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 원격으로 접속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기술과 달리 3차원(3D) 게임까지 원격 접속이 가능하다. 황 CEO는 PC에서 실행한 게임이 55인치 UHD TV에서 매끄럽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처럼 이미 만들어진 콘텐츠는 원격으로 전송하기 쉽지만 주인공 캐릭터의 움직임에 따라 배경이 자주 바뀌는 게임은 끊김 현상이 많아 상용화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GPU는 연동된 다른 디스플레이에서도 실시간으로 그림을 만들어낸다”고 강조했다.

서로 다른 운영체제(OS)를 적용한 PC끼리 연동하는 가상화 기술도 보여줬다. 엔비디아의 GPU가 탑재된 서버에 접속된 맥 컴퓨터에서 윈도 OS에서만 쓸 수 있는 비디오 편집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실행시켰다. 황 CEO는 “앱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행할 수도 있다”며 “OS의 장벽에서 자유로워지면 노트북이나 태블릿PC로 업무를 하는 ‘BYOD’ 트렌드가 더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황 CEO는 “내년 1분기에는 엔비디아의 ‘테그라4’ AP를 내장한 스마트폰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베이=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