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다운로드 유통 1위 '토렌트'…문체부, 단속 나서긴 했지만
파일 전송 프로그램 ‘토렌트’를 이용한 불법 콘텐츠 이용량이 웹하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복제물 이용량 20억6400만건 가운데 토렌트를 이용한 건수는 7억4500만건으로 36%를 차지했다. 웹하드와 포털에서의 불법 복제물 이용량은 2011년 각각 7억3200만건과 2억9400만건에서 지난해 6억6500만건과 2억2300만건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토렌트는 전년 대비 41.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방송통신위원회(현 미래창조과학부 담당)가 웹하드 등록제를 시행하면서 불법 복제물 이용자가 토렌트로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문체부는 올해 1월부터 5개월간 저작권 특별사법경찰이 각종 불법 저작물의 ‘시드(seed)’ 파일을 공유하는 토렌트 사이트에 대한 수사를 벌여 운영자 12명과 시드 파일을 1000건 이상 업로드한 41명을 저작권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토렌트의 특징은 파일을 내려받으면 내가 가진 파일 조각이 다른 사람에게 자동으로 전송된다는 점이다. 저작권법 가운데 ‘전송권’을 위반하는 셈이다. 이번 수사 기간에 10개 토렌트 시드 사이트에 238만건의 불법 시드 파일이 업로드됐고 7억1500만회 다운로드됐다. 저작권 침해 규모는 8667억원(한국저작권위원회 추산)가량이다. 가입자도 380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시드를 유포하는 사이트에 대한 단속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수백만에 이르는 일반 사용자 단속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기홍 문체부 저작권정책관은 “토렌트에서 콘텐츠를 내려받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며 “시드 사이트를 규제해 사용자들이 시드 파일을 구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웹하드처럼 ‘토렌트 등록제’ 도입도 미래부와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토렌트 시드 파일은 용량이 수십~수백킬로바이트에 불과해 SNS 블로그 등을 통해서도 쉽게 유포할 수 있어 실효성이 작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