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17일 오전 6시17분

삼성물산이 세계 3대 니켈광산인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프로젝트’ 지분 3%에 대한 풋옵션(되팔 수 있는 권리)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업 추진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자 원금이라도 조기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경우에 따라 지분을 되사줘야 하는 한국광물자원공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마다가스카르 프로젝트’ 풋옵션 행사 여부에 대한 검토에 본격 착수했다. 풋옵션 행사 만료 기한인 오는 8월까지 사업성을 면밀히 따진 뒤 행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검토를 시작한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암바토비 프로젝트는 2006년 광물자원공사 등 한국기업 컨소시엄이 지분 27.5%를 투자한 장기 자원 개발 사업이다. 광물자원공사(17.5%)와 대우인터내셔널(4%), 삼성물산(3%), 현대중공업·현대종합상사컨소시엄(2%), STX(1%)를 비롯해 세계 30대 광물 메이저로 꼽히는 캐나다 셰릿(40%)과 일본 스미토모(27.5%)가 주요 주주로 참여했다. 추정 니켈 매장량은 1억7000만으로 뉴칼레도니아 SLN광산, 인도네시아 소로아코광산에 이어 세계 3대 니켈광산으로 꼽힌다.

당초 지분 22.5%를 갖고 있던 광물공사는 인수·합병(M&A)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2010년 8월 풋옵션 조건을 넣어 지분 5%를 매각했다. 삼성물산이 3%(996억원), 현대중공업컨소시엄이 2%(664억원)를 인수했다.

삼성물산이 지분 매각을 검토하는 것은 사업 지연으로 투자비 회수가 더디게 이뤄지고 있어서다. 암바토비광산은 당초 2010년 상반기 중 상업 생산에 착수할 예정이었지만 생산설비 건설 지연 등으로 작년 9월에야 생산을 시작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가동률도 5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부좌현 민주통합당 의원실에 따르면 광물공사는 지난해까지 암바토비광산에 1조1750억원을 투자했다. 2011년 기준 누적 투자비와 회수액은 각각 8억3400만달러와 4900만달러로 투자회수율이 5.9%에 그친다. 광물공사 관계자는 “사업의 조속한 진행을 위해 셰릿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단계”라며 “연내 광산 가동률 100%를 달성해 투자비 회수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허란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