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찰나의 기회를 포착하는 자가 운명을 바꾼다
# 2003년 6월의 어느 아침, 스테프니 메이어라는 젊은 여성은 뱀파이어 소년과 인간 소녀가 어두컴컴한 숲속에 앉아 있는 꿈을 꾸었다. 둘은 서로 사랑했고 그 사랑이 가져다줄지도 모를 위험에 대해 얘기했다. 스테프니는 잠에서 깨어난 순간, 꿈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전 세계에서 1억1600만부 이상 팔리고 영화화된《트와일라잇》(사진)이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235주간 올라 《해리포터》의 기록을 깼다. 스테프니는 속편을 3편이나 썼고 모두 영화로 만들어져 대성공을 거뒀다.

# 미국의 전설적인 육상 코치 빌 바워만은 어느 날 아내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스파이크 없는 스포츠화를 어떻게 개발할지 고민했다. 그때 아내가 와플 틀에서 와플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본 그는 바로 실험실로 뛰어들어가 와플 모양의 신발 밑창을 만들었다. 그리고 나이키의 최고경영자(CEO) 필 나이트에게 이를 보여줬다. 이 신발을 시작으로 일개 소매상이었던 나이키는 운동용품 제국으로 비상했다.

《클릭 모먼트》의 저자 프란스 요한슨은 “성공한 이들은 모두 뜻밖의 우연한 만남이나 각성의 순간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순간을 ‘클릭 모먼트’라고 부르며 성공을 위해서는 이런 강력한 순간에 보다 많이 노출시킬 것을 주문한다.

[책마을] 찰나의 기회를 포착하는 자가 운명을 바꾼다
이 책은 단순하지만 대단히 도발적인 두 가지 생각에 관해 얘기한다. 첫째, 성공은 우연히 일어난다는 것이다. 성공은 우리가 믿는 것처럼 뛰어난 전략이나 치밀한 계획에 의해 달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 이런 우연을 포착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행운이란 우리의 통제력을 벗어난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기회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유명한 경영사상가인 말콤 글래드웰은《아웃라이어》에서 어떤 일에서건 성공의 열쇠란 대체로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1만시간 동안 기울인 연습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클릭 모먼트》에서는 성공을 위해선 운명을 바꾸는 찰나, 즉 ‘1초의 기회’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세상이 예측 불가능하고 무서운 속도로 변하는 시대에 성공의 공식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가 아는 많은 글로벌 기업의 성공은 순간 포착으로 이뤄진 우연한 성공이기 때문에 이를 롤 모델로 삼을 필요가 없다고 전한다. 스타벅스의 CEO 하워드 슐츠는 이탈리아에 출장갔다가 우연히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사람들을 봤다. 이는 당시 소규모 커피콩 판매업체였던 스타벅스를 세계적 커피점 체인으로 만드는 계기가 됐다. 저자는 세계적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을 만든 ‘윈도3.0’도 우연한 산물이라고 말한다.

그럼 우리의 인생에 의도적으로 우연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 저자는 의도적인 모험을 늘리라고 주문한다. 몇 가지 시도가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행운의 반전을 만나기 위해 계속 모험을 하고 길을 탐험해야 한다. 이런 힘을 얻으려면 열정이 필요하다. 주사위 굴리기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원하는 숫자가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