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범죄예방…창조경제, 생활 속에 답 있다"
“창조경제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범죄율을 낮추고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기기를 개발·보급하는 것 등이 창조경제입니다.” 조신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원장(사진)은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화두로 떠오른 창조경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8일 산업통상자원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 정보통신산업 투자관리자에서 미래융합기술연구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 경제학자 출신이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구루(guru·대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워싱턴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SK텔레콤 부사장, SK브로드밴드 사장 등 IT 관련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두루 거쳤다.

조 원장은 국민이 창조경제의 개념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가 액션 플랜을 세워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구체화해서 보면 우리 생활 속에서 얼마든지 창조경제를 찾아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어 서비스, 제조, 기반 세 가지 분야에서 액션 플랜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교육 의료 치안 등 공공서비스 수요를 일으켜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 예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범죄 예방 시스템과 교육용 기기 보급 정책 등을 들었다. 제조업과 관련해선 “자동차 조선까지 아우르는 모든 기기의 핵심 부품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등을 국산화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또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하고 인재를 양성해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대한민국 IT인사이드’란 책을 발간,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국이 어떻게 IT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조 원장은 “과거 따로 있었던 콘텐츠(C) 플랫폼(P) 네트워크(N) 디바이스(D) 등 IT분야가 앞으로 서로 협력·경쟁·갈등하며 상호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기술에서 시작한 IT산업이 기술에 매몰되는 경우가 많다”며 “기술과 함께 소비자 기업 정부 등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IT기업인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당분간 애플보다 앞서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다양한 기술을 엮어서 최적화된 고기능 단말기를 만드는 삼성전자를 경쟁사들이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 네트워크 사업자들과의 관계가 좋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맹주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삼성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분석했다.

조 원장은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원이 3년 전 처음 문을 열었을 때에 비해 기술 융합의 범위가 훨씬 넓어지는 등 융합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며 “다양한 경험을 가진 연구진을 확보하고 외국 연구소들과 공동 연구도 활발하게 추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