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라오홀딩스 SBI모기지 등 알짜 해외 상장사들의 주가가 일부 중국 상장사 때문에 불거진 ‘해외기업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좀처럼 해외 상장사에 눈길을 주지 않던 기관과 외국인도 이들 기업의 실적 상승과 배당성향에 주목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라오스 기업 코라오홀딩스의 주가는 작년 말 대비 62.77% 급등했다. 코라오홀딩스는 라오스에서 현대·기아차 딜러, 중고차·오토바이 판매 등을 하는 한국계 기업이다. 현재 시가총액은 1조1501억원으로 외국 기업 중 유일하게 지난달 25일부터 ‘시총 1조 클럽’에 들어갔다. 기관은 지난 3월 한 달 동안 총 146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코라오홀딩스의 강세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신규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라오홀딩스는 작년에 290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11년보다 21.9% 증가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작년보다 17.8% 증가한 3812억원이다. 라오스 이웃나라인 미얀마에서 현대·기아차를 수입 판매하는 사업도 준비 중이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에는 외국인도 코라오홀딩스의 미얀마 시장 진출에 관심을 갖고 주식을 사고 있다”며 “미얀마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초기 투자금액이 많지 않아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라오홀딩스의 사업구조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 것이 리스크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코라오홀딩스는 작년 라오스 정부가 중고차 수입을 중단하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중국과 한국에서 차체와 엔진을 수입해 1t 트럭을 직접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예측치는 회사 측이 굴삭기와 1t 트럭 사업에 성공한다는 가정하에 제시하고 있는 매출 전망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계 기업인 SBI모기지는 작년 말 대비 주가가 31.73% 올랐다. 주력 사업인 장기 고정금리 주택대출상품(FLAT35)의 수수료 수익이 늘면서 2012사업연도 3분기(2012년 10~12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최근엔 배당주로 각광받고 있다. 최세영 SBI모기지 해외사업부장은 “배당성향은 30% 이상 될 것”이라며 “5월 주주총회에서 구체적인 규모가 결정 될 것”이라고 말했다.

SBI모기지는 엔화를 원화로 환산해 실적을 발표하고 있기 때문에 추세적인 엔화 약세로 2013사업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실적 수치가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최 부장은 “2013사업연도 실적이 영향을 받을 순 있지만 펀더멘털(기업가치)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