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이 해외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유·무선 통신망 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로봇, 헬스케어 분야 기술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은 더 이상 내수산업이 아니다”며 “국내에서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KT 무선망을 이용해 수업 중인 르완다 학생들.
KT 무선망을 이용해 수업 중인 르완다 학생들.
○KT “2015년 매출 10% 해외서”

KT는 개발도상국 등을 대상으로 통신망 구축 및 운영 노하우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몽골 정부와 지진, 폭풍, 폭설 등에 대비한 재난경보 시스템 구축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100억원. KT는 “국내 민방위망과 재난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며 쌓은 역량과 경험을 해외에 이전한 사례”라고 소개했다.

10월 말에는 브루나이 정부와 28억원 규모의 국가데이터센터(NDC·National Data Center) 개발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12월에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르완다 국가정보보호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223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다. KT 관계자는 “르완다 정부는 아프리카의 ICT 산업 중심지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며 “추가 프로젝트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대우인터내셔널, KOTRA와 협력해 폴란드 포들라에스키 주정부에 초고속인터넷망을 깔기로 했다. 230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KT는 2015년 매출 목표 40조원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약 3조9000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KT 관계자는 “ICT뿐 아니라 그룹 내 보유한 미디어, 디지털 콘텐츠, 위성, 유통, 금융, 부동산, 해저케이블 선박 운용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해외 진출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스마트로봇
SK텔레콤의 스마트로봇
○SK텔레콤, ICT 융합기술 수출

SK텔레콤은 ICT를 융합한 스마트폰 주변기기와 헬스케어, 솔루션 등 분야 기술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프랑스 리옹에서 유럽 최대 서비스 로봇 전시회 ‘이노로보 전시회’가 열렸다. SK텔레콤은 여기에서 유럽 로봇 유통업체 로보폴리스그룹과 스마트로봇 ‘알버트’의 수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알버트는 스마트폰을 두뇌로 활용하는 교육용 로봇이다. 20만원대의 로봇만 있으면 스마트폰에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활용해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지난달 4일에는 말레이시아 전자제품 유통업체 오토마이스터와 ‘스마트빔’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스마트빔은 스마트폰 연결형 초소형 빔프로젝터다. 한 변의 길이가 4.5㎝인 정육면체 디자인으로 밝기가 35루멘에 달해 크기 대비 최고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스마트로봇, 스마트빔 등 스마트폰 주변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현재 터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각국과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체외 진단기기 전문업체인 나노엔텍과 개발한 의료진단기기 ‘프렌드’ 등 헬스케어 분야 서비스 수출도 타진하고 있다. 프렌드를 이용하면 병원에 가지 않고 혈액 한 방울로 전립선 및 갑상샘 암, 심근경색, 심부전증 등을 진단할 수 있다.
일본에 진출한 LG유플러스의 웹하드 서비스.
일본에 진출한 LG유플러스의 웹하드 서비스.
○LG유플러스, 日 웹하드 수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3월 일본 IT 솔루션업체 CEC와 제휴를 맺고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웹하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대용량 백업, 클라우드 오피스 등 서비스를 추가해 2015년까지 누적 매출 300억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또 일본 외에 다른 국가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국내 2만여개 기업에 웹하드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을 살려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