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IT서비스 업계는 국내시장 포화와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회사의 공공정보화사업 참여제한 등 규제 강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 사업 확대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고 제2의 도약을 이뤄낸다는 전략이다.


◆삼성SDS, 올 매출 7조원 목표

삼성SDS는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을 4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지난해 35%에서 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발판삼아 지난해 매출 6조원 시대를 연데 이어 올해 7조원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사업 역량을 쌓아온 전자정부사업, 철도 자동요금징수시스템(AFC) 사업 등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아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삼성SDS는 베트남 몽골 코스타리카 전자조달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데 이어 튀니지 전자조달시스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과 톈진, 인도,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AFC 사업을 꾸준히 수주하고 있다.

도서관 박물관 쇼핑몰 등에 IT와 디자인을 적용한 디지털공간융합(DSC) 사업도 박차를 가한다. 삼성SDS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사가 다란에 짓고 있는 ‘세계문화센터’의 DSC 사업을 수주하고 영국 버밍엄대의 신축 도서관 사업도 맡았다.

해외총괄을 신설하는 등 글로벌 조직도 정비·확대할 예정이다. 고순동 삼성SDS 사장은 지난 1월 시무식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제공자’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현장에서 긴밀히 협업하고 치밀하게 디테일에 신경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G CNS, 맞춤형 플랫폼 시장 진출

LG CNS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16%를 차지했던 해외사업 비중을 2020년까지 절반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지역·업종별 맞춤형 솔루션과 플랫폼을 개발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빌딩 한 채부터 대규모 도시까지 운영·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그린 솔루션’을 내놓았다. 지난해 8월에 출시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은 공장설계 컨설팅부터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구축과 운영까지 한번에 제공하는 공장구축 통합 솔루션이다. 작년 10월에는 빅데이터 통합 솔루션인 ‘스마트 빅데이터 플랫폼(SBP)’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저비용으로 신속하게 빅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LG CNS는 설명했다.

전자정부 등 다양한 국내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영역에서도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2011년엔 3억달러 규모의 콜롬비아 보고타 교통카드 사업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바레인의 법인등록·인허가 시스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도시철도(MRT) 통신시스템 사업을 수주했다. 김대훈 LG CNS 사장은 “지난 3년간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솔루션 개발에 주력해왔다”며 “솔루션 기반의 사업을 확대하고 솔루션 완성도를 높여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SK C&C, 모바일 커머스 사업 강화

SK C&C는 지난달 합병한 SK엔카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전자정부 시스템과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엔카 사업 분야를 2017년까지 연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규모의 사업으로 성장시켜 글로벌 온라인 중고차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전자정부 분야에서는 지난해 11월 330억원 규모의 방글라데시 정부네트워크 구축 사업 계약을 맺었다. 방글라데시 정부네트워크를 통해 지역별로 독립 구축한 네트워크를 하나의 전국 네트워크로 묶는 사업이다. 몽골 전역의 개인 법인 재산권 원본 문서 2650만건을 디지털화한 몽골 국가등록정보 완비사업을 비롯해 몽골 관세청 전자무역시스템, 방글라데시 통계청 시스템 등도 수주했다.

모바일 결제, 전자지갑, 모바일 마케팅 등 모바일 커머스 영역 진출도 활발하다. 2011년 구글 전자지갑 서비스 상용화에 필요한 핵심기술인 TSM(신뢰기반서비스관리) 솔루션을 공급했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던킨 도너츠에 전용 모바일 지갑 서비스를 구축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세계 2위 이동통신사인 보다폰 그룹과 모바일 지갑 사업계약을 맺고 북미에 이어 유럽시장까지 진출했다. 작년 12월에는 세계 최대 온라인 지불결제기업 페이팔과 북미지역 모바일 커머스 사업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