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하는 협동조합이 이달 말 출범한다.

우재룡 한국은퇴연구소 소장(52·사진)은 14일 “베이비부머 중에 은퇴 준비를 착실하게 해 온 사람이 드문 게 현실”이라며 “은퇴자와 은퇴예정자들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각종 영리 및 비영리 활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소장이 주축이 돼 결성하는 단체는 ‘서울은퇴자협동조합’으로, 오는 2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발기인 대회를 연다. 출자금은 1계좌당 5만원이다. 1계좌 이상만 출자해도 조합원 자격을 준다. 다음달에는 대구와 대전 광주 부산에서 각각 지역 은퇴자협동조합을 추가로 설립한다. 우 소장은 “연내 각 시·도 지역에 10개 정도의 협동조합을 만들고 서울 조합과 연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협동조합은 조합비(출자금)를 바탕으로 운영하며, 이익이 생기면 전 조합원이 고루 공유하는 방식이다. 작년 말 출자금 제한을 없애고 5명 이상만 모이면 만들 수 있도록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후 설립 신청이 크게 늘고 있다.

서울은퇴자협동조합의 사업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조합원 및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생애설계를 해 준다. 은퇴 후 재무분석뿐만 아니라 여가생활 등 비경제적인 부분까지 컨설팅을 해주는 게 특징이다. 조합 설립 초기에 금융 창업 봉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임원진을 구성하려는 이유다.

두 번째는 은퇴자와 은퇴예정자들의 사회·봉사활동이나 창업을 지원하는 업무다. 협동조합에서 별도의 은퇴자 창업 프로그램을 운영해 인큐베이팅하는 역할까지 맡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공동구매다. 전국 은퇴자 및 은퇴예정자들이 의료용품과 건강관리용품, 금융상품 등을 공동 구매하도록 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우 소장은 “공동구매 과정에서 조합이 일정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기업과는 개념이 다르다”며 “조합은 중·장년층 조합원들의 복지를 위한 영리 단체”라고 설명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