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기술력은 3년 내 중국 기업에 따라잡히고(45%), 중국 시장을 조금씩 혹은 대부분 빼앗겨 한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며(90%), 중국을 대체할 시장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46%).”

한국경제신문이 아산정책연구원, KOTRA와 공동으로 실시한 중국 거주 한국 기업인 100인 대상 설문조사(2월18~28일)를 4일 분석한 결과다. 현장에서 중국 기업과 직접 경쟁하는 한국 기업인들도 ‘중국 기업의 한국 추월 현상’이 더 이상 먼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금 하고 있는 사업에서 중국 업체와의 기술력 격차는 몇 년이라고 생각하나’는 질문엔 응답자의 29%가 “이미 차이가 없다”고 답했고 “1~3년”이라는 답도 16%였다.

‘기술력이 중국 기업에 따라잡힐 경우 어떤 영향을 받을까’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3%가 “중국 시장을 조금씩 빼앗길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시장을 빼앗기고, 다른 수출시장에서도 중국 기업이 선전하면서 한국 기업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응답도 34%에 달했다. “혁신적인 신제품으로 현재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답은 9%에 그쳤다.

중국 시장을 중국 업체에 내주면 한국 기업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응답자의 46%가 “상황이 나빠져도 중국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만큼 매출을 올려줄 다른 시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인도나 동남아시아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응답은 각각 20% 정도였다.

‘중국에서 사업할 때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지원과 예고없이 바뀌는 정부 정책과 관련된 차이나 리스크”라는 답이 38%로 가장 많았다. 임금 등 각종 비용 상승(26%)과 임금 상승 요구 등으로 점점 상대하기 힘들어지는 중국 노동자(11%)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 정부가 한국 기업을 유치하려는 노력은 과거에 비해 어떻게 바뀌었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9%가 “크게 줄어 사업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42%가 “예전보다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답했다. 예전과 비슷하다(26%)와 나아졌다(11%)는 답변은 많지 않았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