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창 하나로 '100억' 번 맛집 어딘가 보니

인기메뉴 양대창·국수·돼지고기류…100억 번 양대창 집 주인도

서울의 테헤란로와 언주로는 강남을 대표하는 중심도로다.

상록회관 뒤편에 강남 도심에서는 언뜻 믿겨지지 않는 중저가 서민형 먹자골목이 형성돼 있다. 1km 남짓의 이 골목길에는 20~30평 규모의 작은 점포들이 오밀조밀 밀집해 있어 마치 강북의 한 먹자골목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이곳에서 유명한 메뉴를 꼽으라고 하면 양곱·대창, 국수, 돼지고기 등이 있다. 양대창집 중 한 곳의 주인은 인기몰이를 하면서 건물 두 개를 사들여 100억대 자산가가 됐다는 소문이 이곳 점주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양대창 집으로는 버드나무집 인근의 별양집을 비롯해 부산양곱창, 황우양대창 등이 유명하다. 여성이 주인인 부산양곱창은 오후 5시부터 아침 6시까지 올나이트 영업을 하고 있어 늦게까지 술을 즐기는 취객과 유흥가 접대여성들이 밤새 많이 찾는다고 한다. 별양집은 주차장까지 갖추고 손님들을 맞으며 고급화 전략을 사용한 것이 주효하고 있다.

국수집으로는 먹자골목의 중간지점 정도에 있는 두레국수가 유명하다. 이곳 사장의 어머니는 압구정동에서 역시 두레국수집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소고기에 야채전골 국수는 일품이라고 이곳을 이용한 손님들은 전한다. 두레국수 국물은 감칠맛이 나면서 시원한 느낌을 준다는 평판이다.

인근에는 잔치국수 종류인 진국수 집이 작은 규모로 자리하고 있다. 먹자골목 초입에는 명동칼국수집이 손님들을 비교적 많이 끈다. 골목 중간에도 국수명가집이 자리하고 있다.

상록회관 바로 옆에 있는 언주로94길도 먹자골목과 함께 주요 상권중 하나다. 차가 다닐 수 없는 작은 98길과는 달리 94길은 차량통행이 가능한 도로다. 이곳에 있는 어등일식은 접대나 고급식사를 위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길에는 이마리((二馬里) 명품 청국장집도 있다.

94길을 통해 상록회관 지하1층으로 들어가면 있는 경주천년한우도 잘 알려진 강남의 맛집이다. 98길 먹자골목에서 찾기 힘든 소고기집이 버드나무집과 함께 이곳에 위치해 있다. 상록회관 지하1층에는 이밖에 피자, 김밥까페, 화랑, 커피숍, 황태마을, 미용실, 약국 등의 소규모 상권이 형성돼 있다.

선릉역에서 이어지는 선릉로93길에는 국내산 암퇘지 전문점 옥아리가 ‘생고기 1인분 6900원’을 간판에 내걸고 손님을 맞고 있다. 옆에는 갈매기살과 삼겹살을 파는 숯불돼지갈비집인 유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또 인근에는 찾기 힘든 중국요리 맛집인 상하이루가 자리 잡고 있다.
양대창 하나로 '100억' 번 맛집 어딘가 보니
외형은 서민촌이지만 권리금은 수억대 호가

먹자골목의 상권 시세는 역시 강남의 진가를 보여준다고 할만큼 고가다. 외형만 서민촌 같은 중저가 먹자골목일 뿐 권리금, 보증금, 월세 등은 비싸다.

인근 S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 지역은 장사가 잘 되는 기준으로 권리금이 적어도 1억5000만원이라고 한다. 비싼 곳은 2억7000만원에서 3억원대를 호가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부동산에 나온 물건 중에는 94길의 경우 7000만원~1억원대도 있다.

부동산에 나온 98길 먹자골목 중간정도 있는 35평형 고기집은 권리금 2억원에 보증금 7000만원, 월세 460만원(관리비 포함)이다. 94길의 60평 규모인 한 식당은 권리금 1억2000만원에 보증금 1억2000만원, 월세 6000만원이다. 이 식당 인근의 65평 커피숍은 급매로 나와 권리금이 8000만원으로 작지만 보증금이 2억원에 월세는 650만원이다.

먹자골목 내에는 유흥주점 몇곳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음식점 골목이라는 특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흥가 분위기는 나지 않는다. 부동산에 나온 한 유흥주점은 먹자골목 내 위치가 좋음에도 보증금·권리금·시설 등을 모두 합해 1억원 정도면 인수할 수 있었다.

먹자골목이 기대하고 있는 상권전망은 인근에 1~2인 가구 전용 오피스텔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는데 있다. 기존 물량과 현재 짓고 있는 물량을 합치면 약 500세대에 이른다고 한다. 언주로 대로변 KT영동지사 옆에는 대형 비즈니스호텔이 신축 중에 있어 유동인구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