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높아 보이지 않던 20대 중반. 인쇄사업은 승승장구했다. 돈을 쓰는 건 그 이상 벌어들이는 수단이었다. 하지만 봄날을 길지 않았다. 스물아홉에 찾아온 대(大)실패와 지독한 파산. 망우리 공동묘지 바로 밑 판자촌 맨 꼭대기 월셋방에 희망도 없이 살던 시절,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자살까지 시도했다. 여기서 다시 일어서 인쇄·출판 분야의 성공 사례를 만든 이가 남상진 서강총업·서강출판사 회장이다.

《당신은 꼭 다시 성공할 수 있다》는 남 회장이 자신의 처절한 실패와 재기의 경험을 토대로 전해주는 실패 탈출과 재기를 위한 실전 매뉴얼을 담고 있다. 실패를 딛고 재기하는 ‘필수 발판’이라 이름한 매뉴얼들은 이론 대신 경험에서 터득한 것이라 직설적이다.

남 회장은 우선 바닥을 차고 오르려면 ‘파산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자 유출을 막을 것’을 제시한다. 부채 이자부터 막아놓지 않으면 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발판은 실패의 진짜 원인을 파악하고 뼈에 새기는 것. 남 회장의 경우 과소비와 동업, 타인 자본이 실패의 이유였다. 동업을 하면 부지런함, 절박함이 반감되고 남의 돈을 너무 많이 쓰면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게 된다. 세 번째 발판은 신뢰의 인맥을 쌓는 것이다. 위기관리를 위해 자회사나 부대사업을 마련할 것, 단순하지만 강력한 차별화 전략을 가질 것 등의 지침도 전해준다.

재기 후에도 사업 실패와 심장병 수술, 부인의 암 투병 등 숱한 역경을 이겨내고 강원 영월군에 핀란드식 통나무집 마을인 ‘산이실 전원마을’을 조성해 인생 3막을 열고 있는 남 회장은 실의에 빠진 실패자들을 이렇게 격려한다.

“망했다고 해서 가난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우리 모두는 강력한 엔진이 장착된 최고급 승용차와 같다. 가난을 내 운명이나 처지에 맞는 상태로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에겐 그 최고급 승용차를 몰고 갈 핸들이 없어지게 된다. 부르릉! 하고 떨며 오기의 시동을 걸어야 한다. 그리고 자기 혁신의 주행을 시작해야 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