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가시 빼기'…'패션왕'이 총대 멨다
“중견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알리고 명실상부한 중견기업 지원책을 찾겠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사진)이 대한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대한상의는 31일 중견기업위원회 17차 회의를 열고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의 후임으로 최 회장을 새 중견기업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최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중견기업은 중소기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원이 끊기고, 대기업 관련 규제를 적용받는 등 합리적이지 못한 대우를 받아왔다”며 “정당한 중견기업 지원제도를 마련하는 일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견기업들이 규모가 커졌다는 이유로 공공조달 시장에 참여하지 못하고, 고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더 큰 고용 부담을 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널리 알리고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업 승계에 드는 상속세 부담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전문기업 성장에 필요한 정책 지원도 얻어내겠다고 약속했다.

상의는 현재 1400여개 수준인 중견기업을 2015년까지 3000개로 확대하기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또 중견기업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향후 중견기업위원회 역할을 강화해 기업 성장의 생태계 조성에 힘쓸 예정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중견기업 육성정책방향 대토론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최 위원장은 1982년 30세의 나이에 동대문 광장시장에 낸 3.3㎡짜리 매장을 연 매출 780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키워내 업계에서 ‘패션왕’으로 불리고 있다. 그가 이끄는 패션그룹형지는 크로커다일 레이디,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 노스케이프, 와일드로즈 등 12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