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장성택 실질권력자설' 제기..전문가들 "자의적 정보판단"

국방부는 최근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 자주 식별된다며 `장성택 실질권력자설'을 31일 제기했다.

국방부 정보본부가 이날 언론에 공개한 노동당 제4차 세포비서대회 개막식 사진을 보면 장 부위원장은 김 제1위원장이 연설할 때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다.

또 회의 중에도 김 제1위원장의 좌우로 앉은 김영남 최영림 최용해 정치국 상무위원이 정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김 제1위원장 왼쪽 세번째에 위치한 장 부위원장은 `비딱한 자세'로 앉아있다.

정보본부는 지난 28일 열린 세포비서대회 개막식을 다음날 방영한 조선중앙TV 화면 중 이런 장면을 캡쳐해 국방부 기자실에 배포했다.

정보본부는 언론 배포자료에서 "올해 들어 장성택이 김정은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 자주 식별되고 있어 북한 내 실질 권력자가 김정은이 아닌 장성택이라는 소문이 지속적으로 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성택이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를 통제하는 당 행정부장임에도 지난 26일 김정은이 주관하는 국가안전 및 대외일군협의회에 참석하지 않았고, 제4차 당세포 비서대회 김정은 연설 때도 경청하지 않고 다른 곳을 응시하는가 하면 자세를 비딱하게 하는 등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 식별돼 장성택이 실질권력자라는 소문이 점점 더 힘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방부 정보본부가 제기한 장성택 실질권력자설에 대해 "자의적인 정보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장성택이 실권자이고 김정은은 허수아비라는 식의 해석은 과도하며, (일부 정보를 가지고) 예단하는 것"이라며 "장성택의 위상과 역할로 볼 때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부분이 있는 것은 맞지만 장성택이 김정은 위에서 논다는 식의 접근은 북한 체제를 고려할 때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방부 정보본부가 핵실험을 앞두고 김정은과 장성택을 이간질하기 위해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