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간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무제한 경쟁’이 시작됐다. LG유플러스가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한 데 이어 KT도 비슷한 요금제를 내놓았다. SK텔레콤도 조만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LTE 가입자 유치 경쟁이 격화되면서 통신업계에서 금기시됐던 LTE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본지 1월25일자 A15면 참조

LG유플러스는 오는 31일부터 LTE 이용자도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는 ‘LTE 데이터 무한자유 요금제’를 내놓는다고 25일 발표했다. 기본 사용량을 초과하면 속도 제한이 있긴 하지만 데이터를 아무리 많이 써도 추가 요금이 붙지 않는 구조다. LG유플러스는 일단 3개월 동안만 가입자를 받고, 시장 반응에 따라 지속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 요금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월 기본요금이 9만5000~13만원인 ‘LTE 데이터 무한자유 95·110·130’ 요금제는 매월 LTE 데이터 14·20·24기가바이트(GB)를 기본 제공하고, 이를 초과하면 매일 3GB 내에서 LTE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3GB를 넘기면 2Mbps 속도로 데이터를 마음껏 쓸 수 있다. 월 기본료가 5만5000~7만5000원인 ‘LTE 데이터 안심 55·65·75’는 기존 LTE요금제에 데이터 안심옵션을 결합한 형태다. 기존 LTE 52·62·72요금제보다 3000원이 비싸다. 매달 2.5·6·10GB의 LTE 데이터를 기본 제공하고, 이를 초과하면 400K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영업정지가 풀리는 31일부터 이 요금제를 도입한다. 영업정지 기간 중 가입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지난 7일부터 영업정지 중인 LG유플러스는 18일 기준으로 약 7만명의 가입자를 뺏긴 것으로 추정된다.

KT도 이날 오후 7시께 LG유플러스와 거의 유사한 ‘LTE 데이터 무제한 950·1100·1300’과 ‘LTE 데이터 안심 550·650·750’ 요금제를 발표했다. 기본료 13만원짜리 요금제만 LG유플러스(24GB)와 KT(25GB)가 제공하는 기본 데이터 용량이 다르다. KT의 7만5000원 이하 데이터 안심 요금제는 데이터 이월, 망내 무료통화 등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게 차이점이다.

KT 측은 “경쟁사와 비슷한 요금제를 쓰는 가입자들이 피해를 보게 돼 급하게 신고를 마치고 요금제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KT는 2월1일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이 요금제를 운영한다. 하지만 두 회사의 요금제 모두 기본료 9만5000원 이상인 고가 상품에만 실질적인 ‘LTE 데이터 무제한’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어서 ‘무늬만’ 무제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용자들은 “요금제가 너무 비싸다” “사실상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