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조인’을 내놓은 지난달 26일 카카오톡은 각종 편의기능을 강화한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1위 자리를 순순히 내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우선 가장 많이 쓰이는 ‘그룹 채팅’ 기능을 개선했다. 3명 이상의 사람이 참여해 대화를 나누는 그룹 채팅은 학교나 회사에서의 팀 프로젝트, 친구들과의 수다 등으로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기능이다. 카카오톡은 이번에 그룹 채팅에 참여한 사람들이 날짜와 시간, 위치 같은 일정 정보를 함께 나눌 수 있게 했다.

참석 여부 응답을 요청하면 실시간으로 참석 가능 인원을 파악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약속을 미리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최소 5분에서 2일 전까지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명이 참석해야 하는 프로젝트 모임이 있을 때 해당 그룹채팅방에 일정을 통보하면서 30분 전 미리 알림 설정을 해두면 모임 시작 30분 전에 10명 모두에게 알림이 간다. 따로 일일이 연락해야 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카카오는 올해 PC버전과 카카오페이지도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온라인 설문조사기관 두잇서베이가 10대 이상 전국 남녀 3506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카카오톡 사용자의 44.6%가 PC버전이 나오면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PC용 메신저 시장의 강자인 네이트온의 타격이 예상된다. 카카오페이지는 디지털 유료 콘텐츠 장터로 뉴스, 전자책, 음원, 웹툰 등이 거래된다.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도약이자 수익원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업계의 관심이 크다.

NHN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 등 해외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라인의 일본 모바일 메신저 시장 점유율은 44%로 1위다.

일본과 동남아 등 전 세계적으로 84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NHN 라인은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은 국내보다 규모가 2~3배 크기 때문에 성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카카오톡이 야후재팬과 제휴하고 일본 모바일게임 업체 디엔에이(DeNA)가 ‘콤’(Comm)이라는 모바일 메신저로 뛰어들면서 일본도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매출 2조5000억원의 일본 모바일게임업체(GREE)도 메신저 시장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다. 하지만 선점 효과를 바탕으로 당분간 라인의 우세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