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음원 제작사인 KMP홀딩스와 온라인 음악유통업체들이 수익 배분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이달까지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달부터 소녀시대, 빅뱅 등 인기 가수 노래의 온라인 서비스가 중단된다.

◆문화부 규정 거부 KMP홀딩스

KMP홀딩스는 최근 로엔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인터넷, CJ E&M 등 온라인 음악유통업체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정한 음원 사용료 징수 규정보다 높은 수익 배분율을 요구했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문화부의 ‘온라인 음악 전송에 대한 사용료 징수규정안’은 곡당 음원 단가를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12원, 다운로드 600원으로 높이고 음원 권리자의 몫을 음원 수익의 60%로 늘리는 것이 골자다. 음원 권리자 수익은 세 부류로 지급된다. 전체 수익의 44%는 음원 제작자, 10%는 작곡·작사가 등 음원 저작권자, 6%는 가수 등 음원 실연자에게 배분된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원제작자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등 음악 관련 저작권단체와 음원 유통업체는 문화부 안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음원 제작사인 KMP홀딩스는 스트리밍 47%, 다운로드 54% 등 문화부 안보다 각각 3%포인트와 10%포인트 높은 배분율을 음원유통업체에 요구했다. KMP홀딩스는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주요 연예기획사가 함께 만든 음원 제작사다. KMP홀딩스는 한국음원제작자협회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문화부 징수규정을 따를 의무가 없다.

◆“제값 받기” vs “불법 커진다”

KMP홀딩스는 음원이 제값을 받기 위해서는 제작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더 커야 한다고 주장한다. 해외 주요 음원 유통 서비스인 애플 아이튠스의 곡당 다운로드 가격은 미국 99센트(1063원), 영국 99펜스(1714원), 일본 200엔(2563원) 등으로 국내보다 2배 이상 높고 음원 권리권자에게 가는 몫도 판매 수익의 70%나 된다. 반면 국내 상당수 소비자가 이용하는 월정액제 음원 상품의 다운로드 곡당 평균 사용료는 63.9원이다. 신상규 KMP홀딩스 음악사업부문 팀장은 “국내 음악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음원 권리권자의 수익이 더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음원유통업체는 KMP홀딩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음원 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어 시장이 오히려 침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싼 가격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이 예전처럼 불법 시장을 찾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문화부가 지난 3월 국내 소비자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음원 가격이 비싸다고 대답한 비율이 60.9%에 달했다. 음원유통업체 관계자는 “KMP홀딩스 관계자를 포함해 이해당사자들이 20번 이상 만나 협의한 내용을 이제 와서 거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문화부는 지난주 KMP홀딩스에 문화부 안을 따르라고 경고했다. 윤석모 문화부 저작권산업과 사무관은 “과도한 음원 가격은 음악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며 “KMP홀딩스가 한국음원제작자협회에 속하지 않지만 음원 대리·중개업을 하기 때문에 문화부의 감독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