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PC사업을 전면 개편해 휴대폰과 태블릿PC 등을 거느리고 있는 무선사업부와 통합한다. 하드웨어 위주 제품 전략을 모바일 사업과 접목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10일 “12일 조직 개편에서 PC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IT솔루션사업부를 폐지하고 PC사업을 무선사업부로 이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의 이 같은 방침은 애플에 비해 절대적 열세에 놓인 태블릿PC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연간 매출이 3조원에 불과한 PC사업부의 돌파구를 새로 찾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그동안 TV, 휴대폰 등 완제품 성공에 힘입어 PC 제품도 글로벌 브랜드화를 강력하게 추진해 왔으나 전통적 강자인 레노버, 휴렛팩커드(HP) 등의 적극적 방어와 애플의 ‘맥북 프로’ 등 혁신적 제품에 더 이상 대항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최근 삼성의 높아진 브랜드 파워와 비교해 매출 비중이 지나치게 낮은 노트북 부문이 새로운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삼성이 PC사업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점쳐진다. 태블릿PC와의 시너지를 도모하면서 새로운 제품군을 창출하는 데 전략적 역량을 모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지난 3분기 전 세계 PC 시장은 11년 만에 지난 분기 대비 8% 감소하는 등 좋지 않은 성적을 냈다. 시장조사 업체들은 태블릿PC 등 휴대하기 쉽고 이동성이 좋은 모바일 기기가 등장하면서 2년 후 태블릿PC 출하량이 노트북 출하량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PC사업의 역량을 태블릿PC 쪽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분기 전 세계 PC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의 점유율을 기록, 전 분기(4.5%)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IT솔루션사업부 폐지에 따라 향후 PC사업은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이 총괄 지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