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규 대표 "드래곤플라이트 대박 카톡 때문"
모바일 게임 '드래곤플라이'를 만든 김민규 넥스트플로어 대표(29)은 겸손했다. 다운로드 1400만 건을 돌파한 드래곤플라이트는 하루 매출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게임 애니팡의 일일 최고 매출보다 두 배 이상 많다. 하루 기준으로 국내 서비스 게임 중 역대 최고 매출액이다. 이 게임은 애니팡을 제치고 한달 이상 구글 안드로이드 앱 장터 최고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드래곤플라이트는 게임 자체가 뛰어나다기보다는 카카오톡과 애니팡의 방대한 이용자 기반을 잘 활용해 인기를 얻었다'라며 '출시 시기가 조금만 늦거나 빨랐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게임은 불을 발사하는 용을 좌우로 움직여 적을 제거하며 전진하는 게임이다. 애니팡과 같이 카카오톡 친구들과 점수 경쟁도 할 수 있다.

◆인기 없던 게임, 카카오톡용으로 부활

드래곤플라이트는 지난 6월 애플 아이폰 버전으로 먼저 나왔지만 출시 초기 반짝 인기를 끌고 인기 순위에서 바로 사라졌다. 이후 최성욱 카카오 게임사업부 과장이 이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발견하고 김 대표에게 카카오톡용 안드로이드 버전을 제안했다.

처음에는 거절했다. 김 대표는 '(아이폰과 달리 다양한 단말기, 불법 마켓 등 때문에) 안드로이드 앱 장터 상황과 개발 환경에 불만이 많았고 그만한 리스크를 감당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넥스트플로어가 지금까지 드래곤플라이트 외에 만든 'IX-Runner' 등 모바일 게임 3개 모두 아이폰용만 있을 정도로 안드로이드 시장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다.

하지만 최 과장의 계속되는 러브콜에 처음으로 내놓은 안드로이드 버전 드래곤플라이트를 내놨고 바로 '대박'이 났다.

김 대표는 '템플런', '제트팩 조이라이드' 등 캐릭터가 계속 달려 임무를 수행하는 '런 류' 게임에서 영향을 받아 드래곤플라이트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5명이 5개월 동안 제작했다. 그는 '넥스트플로어는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총괄해서 만드는 것이 원칙'이라며 '기존의 기준으로 설명되거나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여겨지는 게임보다는 우리가 재미있다고 생각한 게임을 이용자들도 즐길 것이라고 생각하며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드래곤플라이트는 김석현 아트 디렉터(AD)의 아이디어로 제작됐다.









김민규 대표 "드래곤플라이트 대박 카톡 때문"

◆거부감없이 지갑여는 이용자들

게임업계가 드래곤플라이트에 주목하는 것은 탁월한 과금 구조다. 적을 더욱 쉽게 죽여 점수를 올리기 위해 사이버 머니(골드, 수정)를 구입해 각종 무기와 교환해야 한다. 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드래곤플라이트는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아이템을 계속 구매하도록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용자 수가 애니팡보다 많지 않지만 매출은 배 이상인 비결이다. 김 대표는 '직원들 모두 그누구보다도 열렬한 게임 마니아이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이정도면 이용자도 납득하겠지'라고 생각하며 과금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게임 개발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게임'

넥스트플로어는 지난해 6월에 설립된 이제 갓 1년이 넘은 게임사다. 웹젠, 펜타비전 등에서 게임을 개발한 김 대표가 펜터비전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 4명과 함께 설립했다. 그는 '모바일 게임은 PC만 있으면 충분히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창업 자금이 따로 필요 없었다'며 '창업 멤버들이 갖고 있던 각자 PC가 전 재산이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창업한 것은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큰 게임회사에서는 주어진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게임관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웠다. 그는 '간단한 캐주얼 게임으로 유명한 팝캡게임즈처럼 독창적이고 임팩트가 강한 게임을 만들고 싶다'며 '독립적이며 자유로운 문화로 유명한 게임업체 벨브도 롤모델이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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