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 동안 서울의 대표 명물이던 남산 케이블카가 이르면 2014년께 사라질 전망이다.

이춘희 서울시 공원조성과장은 “2014년 이후 남산 이용객 편의를 위해 현 케이블카를 철거하고 대신 곤돌라 리프트를 교통방송 사옥과 소방재난본부가 있는 남산 예장공원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1962년 첫 운행을 시작한 남산 케이블카는 그동안 노후화 및 수송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시에 따르면 현재 최대 수송 인원이 48명인 남산 케이블카는 시간당 500여명을 수송하는 데 그치고 있다. 또 승강장이 남산 중턱에 있어 명동역 등 인근 지하철역과도 멀어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주차장 시설도 부족하다. 이에 따라 시는 케이블카 노선을 지하철역이 있어 접근성이 좋은 예장공원으로 옮기고, 곤돌라 리프트를 활용해 수송 인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당초 2009년부터 남산 케이블카를 철거하고 곤돌라 리프트를 2013년 8월까지 완공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오세훈 전 시장의 ‘남산 르네상스’ 계획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시의회의 반대와 사옥 이전 등의 문제가 겹치면서 추진이 늦어졌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전임 시장 때 추진했던 사업들이 대거 유보되거나 백지화되면서 남산 케이블카 철거 사업도 백지화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시민 편의를 위해 케이블카 철거를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다만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해 2014년 이후에 추진하기로 했다. 시에 따르면 철거와 곤돌라 리프트 설치에 232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새로 설치하는 곤돌라 리프트는 8인승 캐빈 20대다. 총 길이 888m로, 기존 케이블카 노선(600m)에 비해 길다.

시는 남산 경관 확보를 위해 예장공원에 있는 소방재난본부, 교통방송, 도시안전실 건물을 철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