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합참의장 해당…마카로프 대신 게라시모프 임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앞서 국방장관을 전격 교체한 데 이어 9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총참모장(한국의 합참의장에 해당)을 경질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2008년부터 총참모장을 맡아온 니콜라이 마카로프(대장)를 해임하고 발레리 게라시모프 중앙군관구 사령관(상장)을 신임 총참모장에 임명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에 앞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게라시모프를 총참모장 후보로 천거하면서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군인이면서 야전과 총참모부 등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고 군내에서 존경받는 사람"이라고 보고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국방장관이 적합한 인물을 고른 것 같다"며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춰 정열을 갖고 효율적으로 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게라시모프는 "총참모부의 활동은 러시아군에 맡겨진 모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군의 전투력을 유지하는 데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게라시모프는 국방부 제1차관도 겸직하게 됐다.

올 4월까지 마카로프 총참모장 아래서 부총참모장을 지냈던 게라시모프는 이후 중앙군관구 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일부에선 이 인사의 배경에 마카로프와 게라시모프의 업무상 갈등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게라시모프는 러시아 연방군을 상대로 한 체첸 이슬람 반군의 무장 독립 투쟁이 격렬하던 시기인 1998년부터 2003년 사이 체첸공화국이 위치한 북(北)캅카스 군관구 소속 제58군 지휘부에서 근무하는 등 풍부한 야전 경험을 갖고 있다.

쇼이구 장관이 그를 총참모장에 임명한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도 그의 이같은 야전 경험을 높이 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6일 대규모 공직 비리에 휘말린 아나톨리 세르듀코프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하고 후임에 쇼이구 모스크바주(州) 주지사를 임명했다.

일부에선 세르듀코프 장관 해임 스캔들을 두고 그가 러시아군 현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능이 떨어지는 러시아군산업체의 무기 구매를 거부하고 프랑스, 이탈리아제 서방 무기를 사들이는 등 튀는 행보를 보이면서 주변에 적을 많이 만든 것이 원인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