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5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환상적”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고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갖고 연말 쇼핑 시즌을 맞게 돼 4분기에도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라고 장담했다.

애플의 3분기 실적에는 9월 중순 나온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5의 9일치 매출만 들어 있다. 때문에 영업이익이 다소 떨어졌다. 그런데도 영업이익 109억4400만달러(약 12조187억원), 영업이익률 30.4%를 기록했다. 유일한 라이벌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TV 등을 팔아 올린 영업이익 8조1200억원, 영업이익률 15.6%를 훌쩍 웃돈다.

전문가들은 30%라는 놀라운 영업이익률은 고(故) 스티브 잡스라는 천재가 인류에게 경험하지 못한 혁신을 선사하며 창출해낸 성과라는 데 이견이 없다.

걸출한 경영자 잡스와 애플은 창의와 혁신으로 전혀 다른 시장과 열광적 소비층을 창조했다. 경쟁사 몫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 독식’의 경영 패러다임도 만들어냈다. 자체 공장 없이 부품을 싸게 조달해 외부에서 조립하는 애플식 생산 방식,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부품 공급망)도 성공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영업이익률 30%대의 ‘환상적’ 애플의 실적과 협력사들의 열악한 경영 환경을 둘러싼 논란은 커지고 있다. 일본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는 이달 초 애플에 납품해온 자국 기업 ‘시코’가 부도난 것을 계기로 56페이지에 걸쳐 애플의 이면을 집중 조명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ODM(제조자개발생산) 방식으로 만드는 대만 폭스콘은 1%대 영업이익률에 지쳐 단가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3분기 반도체 업계에서는 애플에 납품한 도시바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이 적자를 내고 납품을 거부한 삼성전자만 흑자였다. 미국에서조차 고용없는 애플식 성장 신화, 그들만의 잔치에 의문이 일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