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무풍지대' 어딘가 했더니 … 신세계 강남점 800만원 명품시계 '불티'
지난달 백화점 매출이 4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불황 속에서도 고가 명품 매출이 높은 신장률을 보이고 있는 백화점이 있다. 신세계 강남점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 강남점에선 700만~800만 원대의 남성 명품시계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올 들어 IWC, 바쉐론 콘스탄틴 등 명품 남성 시계 브랜드의 매출은 매달 20~30%씩 증가했다.

불황으로 명품 대신 중저가 해외 브랜드를 찾는 백화점 고객이 늘어나는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신세계 관계자는 "강남점의 경우 상권 특성상 고가의 명품 수요가 높아 불황 여파를 거의 받지 않고 있다" 면서 "특히 명품 시계는 올 들어 매월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잘 알려지지 않은 명품 시계가 구매력이 있는 30~40대 남성들을 중심으로 많이 팔린다"고 소개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이런 고객 수요를 반영해 지난달 남성 명품시계 존을 대폭 확대했다. '명품 중 명품'으로 꼽히는 △IWC △파르미지아니 △예거르쿨트르 △아 랑게운트죄네 △바쉐론 콘스탄틴 등 5개 브랜드가 새로 입점했다.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는 500억 원대 규모의 명품 시계 박람회를 연다. 이번 행사에는 파르미지아니사의 35억 원짜리 '캣 앤 마우스' 시계도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다.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이 제품은 고양이가 생쥐를 잡아먹기 위해 달려드는 모양을 본떠 제작됐다.

신세계 강남점은 서울 강남 고속터미널 센트럴시티에 입점해 있다. 신세계는 2000년부터 매장 면적 5만1107㎡ 규모의 강남점 건물을 20년간 장기 임차해 운영하고 있다. 강남점은 지난해 신세계 점포 중 가장 많은 1조2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국 단일 점포 기준으론 롯데백화점 본점(1조6500억 원)에 이은 2위다. 신세계 강남점 인근엔 고소득층이 사는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다. 하루 유동인구는 70만 명에 달한다.

앞서 신세계는 강남점의 영업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센트럴시티를 인수하기도 했다. 신세계는 지난 16일 센트럴시티 지분 60.02% (3601만1739주)를 말레이시아 소재 투자목적회사 4개사로부터 1조250억 원에 인수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