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자영업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자영업멘토링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선정한 10개 점포를 대상으로 4개월 간 컨설팅을 실시해 매출이 부진한 자영업점을 성공점포로 바꾸는 프로젝트입니다. 한경자영업지원단 소속 컨설턴트들의 업체별 컨설팅 내용을 매주 월요일자 ‘자영업길라잡이’ 지면을 통해 소개합니다.

주최: 한경ㆍIBK기업은행ㆍ우리은행


Q.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현권(50)입니다. 배후 상권이 아파트 밀집지역이고 상가 바로 앞에 대형마트가 있어 접근성이나 노출성이 좋은 곳입니다. 2007년 11월 이 점포를 임차해 고깃집을 운영해왔으며, 2010년 지산골이란 간판을 달고 소고기, 돼지고기, 갈비탕 등을 팔고 있습니다. 매장면적은 100㎡(약 30평)으로 아내가 주방을 책임지고, 종업원은 홀에 1명을 쓰고 있습니다. 부부가 가게에 매달려 있는 가족창업 형태입니다. 올 들어 월 매출이 3700만원을 정점으로 줄어들어 지금은 2500만원 선에 그치고 있습니다. 순익은 300만원으로 매출 대비 이익률이 12% 수준입니다.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밤 10시까지 가게를 운영해 부부의 인건비도 건지기 어렵습니다. 주변의 경쟁점들과 비교하면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가 없는게 가장 큰 단점이란 생각이 드는데, 어떤 점을 보강해야 하는지 도움을 요청합니다.





불고기·비빔밥 메뉴 추가…가족 손님 잡아야

매장 외부에 홍보물 설치 필요…점심·저녁 메뉴 이원화 전략도

A. 가게의 입지적 특성을 보면 아주 이상적인 곳으로 판단됩니다. 선부동 다이아몬드광장을 중심으로 상가가 둘러싸고 있고, 상가의 배후를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둘러싸고 있습니다. 향후 다이아몬드광장에 소사선 선부역사가 완공되면 인천 지역과 연계돼 상권이 더욱 발달할 공산이 큰 지역이기도 합니다.

안산 중앙동이 젊은층 위주의 놀이문화가 발달한 상권인 데 비해 선부동의 다이아몬드 상권은 반월공단에 근무하는 30~40대 직장인들의 거주지역이어서 이들 가족을 대상으로 한 고정상권이란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8개 노선이 경유하는 버스정류장과 인접해 있어 교통 편리성과 접근성도 뛰어난 편이죠. 앞에는 대형마트, 뒤에는 대형병원을 마주 한 상가건물 1층이므로 이런 입지는 한마디로 A급 상권의 2급지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이런 입지 덕분에 가격 부담이 덜한 가족 중심의 외식 아이템이라면 생존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층이 두텁기 때문에 이들을 동반한 대표적인 가족 외식 아이템인 패스트푸드나 고기전문점, 활어회전문점 등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곤 합니다.

문제는 이 가게가 주변 음식점들과 차별화하지 못한 데 있습니다. 조금만 경쟁력 있는 점포가 생기면 고객이 빠져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메뉴와 가격의 재구성이 필요합니다. 가게를 돋보이게 하는 매장 내외부의 시설 개선작업도 병행해야 되겠지요.

이 가게를 전략적으로 분석해보면 우선 강점은 부부 중심으로 가게를 운영하기 때문에 인력관리의 문제점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주방장과 홀 직원이 이직을 밥 먹듯이 하는 음식점은 인력관리의 어려움으로 골탕을 먹게 마련입니다. 부부가 모두 친절해 고객 서비스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상가 2층에도 음식점이 있어 경쟁점의 고객을 잠재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것도 기회 요인입니다.

반면에 단점이라면 가게의 노출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상품을 내놓을 연구개발력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입니다. 위협요인으로는 경쟁력 있는 음식점들이 새로 출현할 경우 고객들이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점이겠지요.

전략적 요인을 감안, 몇가지 개선방안을 제시합니다. 총론적인 과제로, 우선 가족 및 단체회식 고객이 즐길 수 있는 요리와 안주 개발이 시급합니다. 매장 내부는 깔끔하고 위생적이어서 문제가 없지만, 외부의 시설 개선은 불가피합니다. 매장 외부의 가시성을 확보하기 위한 홍보물 설치도 꼭 필요합니다. 배후상권의 단골고객을 늘리기 위한 중·장기적 홍보방안 마련이 절실합니다.

구체적으로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주변 경쟁점들의 취급품목 및 가격과 비교해보면 의뢰인의 가게는 생고기와 양념갈비 2종, 식사메뉴 3종, 면류 1종을 갖추고 있어 메뉴가 많지 않은 반면 경쟁점들은 주택가 상권에서 가족 및 회식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메뉴가 다양하게 갖춰져 있습니다. 일단 메뉴 가짓수를 늘려야 합니다. 가격도 상권 내 주 고객인 공단 근무자들의 소득수준을 고려하면 가족들과 선뜻 들어가기에는 부담스러운 금액입니다. 돼지고기 1인분 1만1000원, 소고기 1인분 1만5000~1만6000원 짜리가 주력 메뉴인데, 불황이 깊어질수록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은 가격대입니다.

따라서 불고기 메뉴를 추가할 것을 제안합니다. 1인분 7000원짜리 서울식 불고기, 1만1000원짜리 광양불고기, 1만2000원짜리 언양불고기 등 세 가지를 새 상품으로 내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불고기 메뉴는 점심과 저녁 매출을 동시에 올려줄 수 있는 데다 가족이나 직장인 회식, 주부 모임 등에 공통적으로 적합해 빠른 시일내 도입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7000원짜리 서울식 불고기를 미끼상품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바람직합니다. 밑반찬도 고기와 궁합이 맞는 것으로 개선하는게 좋습니다. 오이간장 피클 등을 사례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뷔페형 비빔밥 공간을 설치해 점심 고객에 한해 비빔밥을 무한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드는 비용보다는 새로 유치되는 고객이 훨씬 많을 수 있습니다.

매장 안팎의 시설 개선 방안으로는 첫째, 출입구 정문에 거치대를 설치하고 할인이나 이벤트 메뉴를 알려주는 게시판을 설치해 매장 외부를 지나는 유동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 창고로 활용하고 있는 숯불장치실 벽에 계절별로 메뉴 정보를 제공하는 플래카드를 부착하는 방안입니다.

홍보활동은 필수적입니다. 개점 이후 5년간 전단지나 블로그를 활용하는 홍보를 하지 않아 매출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손님이 뜸한 매주 화요일 특정한 메뉴를 선정, 저렴한 가격에 무한리필 행사를 실시한다는 사실을 전단지를 통해 아파트단지와 사무실에 알려야 합니다. 매월 2~3회 정도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단지를 돌리고, 주변 상가 중 음식점이 아닌 자영업소는 김 사장이 손수 전단지를 들고 찾아다니는게 좋습니다. 자녀들의 힘을 빌어 블로그를 만들고 이를 활용한 가게 홍보활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봉사활동이나 조기축구회와 같은 지역 모임에 적극 참여, 자연스럽게 가게를 도와주는 네트워크도 형성해야 합니다.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도움말=김홍필 연합외식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