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야후가 한국을 떠난다. 국내 토종 포털 네이버와 다음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사업을 접는다.

19일 야후코리아에 따르면 마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의 결정에 따라 야후의 한국 철수가 결정됐다. 야후코리아 서비스는 올해 말 종료한다. 야후가 1997년 한국에 진출한 지 15년 만이다.

지난 7월 메이어 CEO가 취임한 뒤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됐지만 한국 사업 철수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다. 관련 업계에선 "다소 충격적"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야후의 해외법인 중 유일하게 야후코리아만 이번 철수 대상에 속했다.

야후코리아는 2000년 초반까진 국내 대표 포털로 승승장구했다. 이후 네이버, 다음 등에 밀려 포털시장에서 고전하며 이렇다할 성적이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확산에도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경영난이 더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야후코리아의 직원 수는 360여 명에 달한다.

야후코리아 측은 "야후에서 직원들에게 일정 수준의 보상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야후의 비즈니스를 개선하고 장기적인 성장과 성공을 위한 결정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 서비스를 철수함에 따라 아시아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독점 컨텐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전자상거래 사이트 전체에서 기회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지난 7월 포털 파란이 서비스를 종료한 뒤 올해에만 2개의 포털이 국내에서 사라지게 됐다. 현재 포털은 점유율 70%에 달하는 네이버가 독주하고 있고 그 나머지를 다음과 네이트 등이 나눠갖고 있다. 네이트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도 지난 15일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위기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털에도 위기의 시대가 왔다" 며 "빠르게 변하는 모바일, SNS에 적응하지 않으면 포털만으론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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