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와 가맹점 계약을 맺은 곳은 2008년 8월 말 222만곳에서 올해 8월 말 272만곳으로 23% 늘었다. 이를 분석해 보면 지난 4년간의 창업 트렌드가 고스란히 나타난다. 새로 등록한 카드 가맹점은 대부분 자영업자로 추정되는데 안정적인 프랜차이즈를 선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경기침체를 반영하듯 중고품판매점이 늘어난 것도 눈길을 끈다.

프랜차이즈 강세는 편의점, 세탁소, 커피전문점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편의점은 4년 전 1만6579곳에서 2만9322곳으로 77% 증가했다. 편의점은 특별한 기술 없이도 인건비 정도는 무난히 벌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자영업의 길로 들어서는 초보 창업자들이 많이 선택하는 업종이다. 기호식품으로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카페베네 등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늘어가면서 커피전문점 가맹점도 4552곳에서 9673곳으로 113% 급증했다.

세탁소 또한 크린토피아 등 프랜차이즈가 생겨나면서 카드 가맹점이 5016곳에서 1만1850곳으로 137% 늘어났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사장은 “프랜차이즈는 로열티 부담이 크지만 장사 경험이 부족한 점주에게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제공해 준다”며 “자영업을 하겠다는 직장인들이 많아지면서 이들 가맹점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선 사장은 “한식집이 34만곳에서 41만곳으로 늘어났는데 이 가운데서도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영업을 시작한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1만5694곳에서 23만4260곳으로 크게 늘어난 치킨, 호프집도 프랜차이즈를 통해 창업한 비중이 높았다.

가맹점별 증감을 들여다보면 중고품판매점이 평균보다 2배 이상 늘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중고 냉장고나 세탁기 등을 싸게 매입한 뒤 수리를 거쳐 판매하는 중고품판매점은 1735곳에서 2707곳으로 증가했다. 불황업종이 관심을 끌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인기가 시들해진 제화점과 양품점, 시계점 등은 4년 전보다 10% 이상 줄어 대조를 이뤘다.

가맹점 증가율만 놓고 보면 유치원과 방문판매가 단연 압권이다. 유치원은 4년 전 1926곳에서 4만7228곳으로 2352% 늘었다. 하지만 유치원의 경우 창업이 크게 늘어났다기보다 아이사랑 카드제도 도입 등에 따라 가맹점 계약을 신규로 맺은 곳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