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에서 불거진 미드필더 박종우(부산)의 '독도 세리머니'가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박종우에 대해 메달 수여를 보류하고 진상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시상식에는 박종우를 제외한 17명의 선수들만이 단상에 올랐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12일 박종우가 동메달 박탈과 함께 병역면제의 특혜도 내놓게 생긴 거 아니냐며 우려섞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동시에 국제 대회의 규정을 인식하지 못한 박 선수에게도 책임이 있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박종우 선수만 군면제 제외시키는게 말이나 되냐! 다같이 4년동안 땀방울 흘리고 다같이 노력하고 다같이 경기했는데, 독도피켓 하나 때문에 자격박탈에 군대까지 가야되냐!', '경기 거의 다 박종우가 수비 뛰지 않았나? 고생 다시켜놓고 군대 보내면 어쩌나'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독도가 우리나라 땅임은 확실하지만, 솔직히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본인이 정치적으로 행동하다 자초한 일인데 책임을 져야할 것 같다', '올림픽 정신에 위배됐으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 등 책임을 져야한다는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동메달은 박탈되더라도 군대를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중립적인 입장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박종우는 전날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3-4위전을 끝난 뒤 관중석에서 전달받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쓰인 종이를 들고 그라운드를 뛰어다녔다. IOC는 올림픽 무대에서 정치적 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대한체육회에 박종우의 메달 수여식 참석 불가를 통보하고 진상조사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대한체육회(KOC)과 대한축구협회에측은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을 들어 해명에 나서고 있다. 선수들이 동메달을 확보하고 나서 흥분한 나머지 관중이 건네준 종이를 들고 뛴 것 같다며 사전에 준비한 세리머니는 절대 아니라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대한축구협회에 오는 16일까지 박종우의 세리머니에 대한 진상조사서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한편 독도 문제를 내세워 화제를 모은 경기만 해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 3월 한국 축구대표팀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서 열린 부르키나파소와 평가전에서 김상식(전북)의 결승골이 터지자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A보드 광고판으로 달려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2008년 7월에는 프로축구 K리그 포항에서 활약하던 외국인 공격수 스테보마저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적힌 셔츠를 카메라에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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