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출을 주도했던 자동차 수출이 하반기부터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 둔화, 업체 간 경쟁 심화, 프랑스 등 유럽 국가와 신흥국의 보호주의 강화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8일 ‘수출을 통해 본 하반기 국내경기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을 상반기보다 2만대 감소한 168만대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수치지만 상반기 성장률(10.4%)과 비교하면 절반에 못 미친다.

자동차 수출 부진은 지난달부터 나타나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7월 자동차·부품 수출은 33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4월 13.6%, 5월 4.2%, 6월 1.8%로 증가폭이 줄어들더니 7월에는 5.3% 감소했다.

하반기 자동차 수출 전망을 어둡게하는 요인 중 하나는 유럽 시장의 위축이다. 연구소는 올해 하반기 전세계 자동차 산업 수요를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3870만대로 예측했다. 상반기 성장률(7.2%)보다 2.9%포인트 줄었다. 유럽 자동차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호무역 기류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유럽연합(EU)은 프랑스 정부가 제기한 한국 자동차 수출에 대한 ‘우선감시’ 조치 요청을 검토 중이며, 브라질은 최근 수입 자동차에 매기는 공업세를 30% 올렸다. 여기에 일본 업체의 공격 경영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여름 휴가 이후 자동차, 부품 업계의 파업으로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금속노조의 지침에 따른 자동차 업계의 부분 파업으로 조업일수가 감소했다.

연구소는 자동차 수출 부진은 전체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 상반기 자동차·부품 수출은 한국 전체 수출의 13.3%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작년 상반기보다 0.6% 증가했지만 자동차·부품을 제외하면 1.2% 감소한 셈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