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펜션이어 '캐러밴 파크' 뜬다
안면도 인근 충남 태안 신온리의 ‘레저토피아 지오랜드’. 원래 펜션 단지였던 이곳은 체험형 레저타운으로 확장하기 위해 2000년대 후반 태안에서는 처음으로 6대의 캠핑카를 설치했다. 캠핑수요가 점차 늘면서 이곳은 캠핑카로만 월평균 500만원의 숙박료가 들어온다. 성수기인 다음달은 벌써 1600여만원 상당의 예약이 끝난 상태다.

문제능 지오랜드 사장은 “캠핑카를 들여놓은 이후 매년 숙박객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라며 “주변 업체들도 앞다퉈 캠핑카를 들여놓기 시작하면서 현재 태안 일대에만 50여대로 늘어날 정도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캠핑 천국인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보편화된 ‘캐러밴 파크(캠핑카 전용 야영장)’가 레저 부동산시장의 뉴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규모 복합리조트나 펜션시설에 비해 자연을 좀 더 가까이서 즐길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투자자와 이용자들의 입장에서도 선택폭이 넓어지고 있다.

◆캠핑 문화의 종착역 ‘캠핑카’

캐러밴(caravan)이란 동력 없이 견인차에 연결해 짐이나 사람을 실어 나르는 차량(트레일러)을 일컫는 말로 흔히 캠핑카를 말한다. 유럽에서 주로 쓰는 용어로, 미국에서 부르는 ‘RV(recreation vehicle)’ 차량의 일종이다.

국내에서도 2~3년 전부터 캠핑족들이 크게 늘면서 텐트전용 야영장이나 오토 캠핑장 등의 일부 공간에 캐러밴을 들여놓고 야영할 수 있는 장소가 늘고 있다.

캠핑카는 화장실, 욕실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고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등 텐트 야영의 불편함을 보완할 수 있으며 승용차에서 맛볼 수 없는 낭만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캠핑 문화의 종착역’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인천도시공사 등 지자체 산하 공기업들도 캐러밴 파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심형석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현재 전국의 캠핑장 수는 600곳이지만, 향후 10년 내 1000곳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며 “일본 등의 캐러밴 파크시장 성장 추세에 비춰 현재 300여대에 불과한 국내 캠핑카 수도 1만~2만대까지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캐러밴 파크가 인기를 끌면서 2~3년 전만 해도 손에 꼽을 정도였던 캠핑카 제조·판매업체가 최근 10여개로 늘었다.

캠핑카 제조업체인 엠파크의 박민재 이사는 “해외에서는 개인들이 직접 캠핑카를 끌고 다니는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는 여러 대의 캠핑카를 구입해 고정된 장소에 설치한 후 숙박료를 받는 형태로 정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률 15% 이상…펜션보다 높아

캐러밴 파크가 레저용 숙박시설로 정착하면서 투자자들도 증가 추세다. 초기 투자비용이 낮은 데다 인·허가 절차도 간편해서다. 펜션의 경우 건축비가 1개 동당 3억원가량 들어가지만, 캠핑카는 대당 3000만~4000만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캠핑카 가격의 10~30% 가격으로 빌리는 렌트방식도 있다.

오세윤 광개토개발 사장은 “전기 수도 정화조 등 간단한 기반시설만 설치하면 되고, 개발이 힘든 농림지역도 청소년 수련시설이나 관광농원 등으로 허가를 받으면 부속시설로 캐러밴 파크를 조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문 사장은 “자기 땅이 있을 경우 캠핑카 구입과 기반시설비용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연간 최소 15~20% 이상의 수익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