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주가는 올 상반기 줄곧 오름세를 탔다. 작년 말 2만4700원이었던 주가는 12일 5만7500원으로 6개월여 만에 2.32배 뛰었다. 한 번쯤 쉬어갈 만도 하지만 증권사들은 “8만~9만원까지 오를 여력이 있다”고 말한다.

2000년 설립된 메디톡스는 주름을 완화하는 주사제 ‘메디톡신’(보툴리눔 독소 제재)을 제조·판매하는 바이오 의약품 업체다. 미국 앨러건 ‘보톡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의약품)인 메디톡신은 오리지널 제품보다 30%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국내 시장의 35~4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메디톡스를 하반기 기대주로 꼽는 첫 번째 이유는 높은 영업이익률에 있다. 작년 1분기 27.6%에 머물렀던 영업이익률(매출 40억원·영업이익 11억원)이 올 1분기에 52.3%(매출 69억원·영업이익 36억원)로 뛰었기 때문이다. 김미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브라 독보다 3000만배나 강한 보툴리눔 독소는 국제적으로 엄격하게 관리되기 때문에 일반 제약사들이 쉽게 뛰어들지 못한다”며 “메디톡스 앨러건 등 7개 업체가 나눠먹는 과점시장인 덕분에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메디톡스의 실적이 하반기에 더 좋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에 이어 ‘넘버2’ 피부미용 대국인 브라질 판매가 2분기부터 재개된 데다 그동안 태평양제약에만 맡겼던 국내 영업을 3분기부터 공동 영업 체제로 바꾼 만큼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서다. 우리투자증권은 메디톡스의 올해 매출(374억원)과 영업이익(208억원)이 작년보다 각각 72.3%와 241.8%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성을 갖췄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세계 보툴리눔 독소 시장은 치료제 부문이 커지는 데 힘입어 연평균 11%씩 커지고 있다. 보툴리눔 독소 제재는 사시, 안검경련, 근육마비, 편두통, 다한증 등을 치료하는 데도 쓰인다. 메디톡신은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안검경련 및 뇌성마비 치료용으로 이미 승인을 받았으며, 하반기 중 ‘뇌졸중 후 근육경직 치료제’로도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은현 리딩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에선 6 대 4 정도로 치료용 비중이 미용보다 높지만 국내에선 8 대 2 비율로 미용 비중이 높다”며 “메디톡스는 향후 급격하게 커질 치료용 시장을 손에 넣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노화로 처진 피부에 볼륨감을 주기 위해 투입하는 ‘필러’ 제품을 개발, 임상시험 중이다. 계획대로 되면 내년부터 시판된다. 또 2015년 시판을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메디톡신’이 나오면 ‘보톡스 제국’인 미국과 유럽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위협 요인도 있다. 국내에선 2010년 휴젤이 내놓은 ‘보툴렉스’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고, 해외에선 글로벌 제약업체인 존슨앤드존슨이 내년께 새로운 형태의 보툴리눔 독소 제품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