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포를 배양해 만든 3차원 혈관조직을 이용해 신약 효과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정석 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사진) 연구팀이 로저 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수도 료 일본 게이오대 교수 등과 함께 생물체의 다양한 현상을 재현하는 3차원 세포배양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발표했다.

그동안 신약을 테스트하기 위해 배양접시에 키운 세포를 이용했지만 생물의 실제 기관과 반응 차이가 커 동물 등을 이용한 추가 실험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변형이 쉽고 흐르는 특성을 가진 물질을 1㎜ 이하까지 세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을 이용해 혈관·신경 등 신체 환경을 재현했다. 사람 몸에 있는 콜라겐 등의 물질을 기판 위에 고정한 뒤 그 안과 밖에 다양한 세포를 배양하는 방법으로 실제 혈관과 비슷한 3차원 혈관조직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

정석 교수는 “3차원 세포에서 약물을 평가하면 배양접시에서 만든 기존 2차원 세포보다 실제 생체와 가까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암전이의 전 과정을 단계별로 모사하고 이를 통해 신약을 테스트하면 개발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생명분야 논문을 출판하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프로토콜스(Nature Protocols)’ 이달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