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불법 영업을 하면서 바가지 요금을 씌운 콜밴 기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콜밴 차량에 불법으로 미터기를 달아 영업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바가지 요금을 씌운 혐의로 김모씨(52) 등 콜밴 기사 21명을 28일 입건했다.

김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밤시간대 서울 명동과 남대문, 동대문 등 도심 쇼핑가를 중심으로 불법 영업을 하면서 1㎞까지 기본 주행요금을 4000~5000원으로 정하고 이후 60~80m당 200원씩 올라가도록 조작한 미터기를 설치, 일반택시 요금보다 5~10배가량 비싼 요금을 받아 챙긴 혐의다.

김씨는 지난해 3월 명동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영등포구 양평동까지 태워다준 뒤 17만1000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할증 직전 심야시간대 이 구간은 원래 1만5000원 정도의 요금이 나온다. 또 다른 기사 김모씨(55)의 경우 지난 2일 오후 2시께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태국인을 목적지인 충남 천안까지 태워다주고 일반택시 요금의 3~4배에 달하는 55만원을 요구했다.

외국인에 10배 바가지…막가는 콜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상 화물차로 등록돼 있는 콜밴은 승객 1명당 20㎏ 이상의 짐을 싣도록 규정돼 있다. 승객만 태우거나, ‘일반 용달’이란 표시를 하지 않으면 불법이다. 하지만 이들 기사는 손님이 있을 때만 미터기를 부착하고, 영수증엔 다른 차량번호가 찍히도록 조작하는 방법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콜밴 겉모습이 모범택시와 비슷해 외국인들이 일반택시로 오인하고 이를 이용한다는 점을 노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