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한 갑 가격이 무려"…골초들 '곡소리'
해외 선진국들도 최근 들어 강력한 금연정책을 펴고 있다. 직장 공공장소 카페 레스토랑 등을 중심으로 금연구역을 광범위하게 지정하는 것은 물론 담배 가격과 세금도 큰 폭으로 올리고 있다.

프랑스는 2008년 2월 금연법 제정을 통해 공공장소 및 폐쇄공간에서의 흡연을 전면 금지했다. 일정한 면적 기준과 환기시설을 갖춘 흡연구역을 지정하는 대신 흡연구역에선 아예 음식 및 음료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다. 스페인도 작년부터 학교 운동장과 병원, 공항 레스토랑 등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유럽 국가 중 흡연율이 높은 터키와 그리스도 2010년 7월과 9월부터 실내 흡연을 금지했다. 미국과 영국은 TV 라디오 신문 등 대중매체에 담배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지난달 향후 4년간 담뱃세를 40%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 흡연자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미 뉴질랜드의 담배 가격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추가로 세금이 붙을 경우 2016년께 담배 한 갑의 평균 가격은 20뉴질랜드달러(약 1만7000원)에 이를 전망이다.

흡연에 비교적 관대했던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도쿄의 경우 10년 전부터 길거리 흡연이 전면 금지됐다. 2002년 지요다(千代田)구가 길거리 흡연자에게 2만엔(약 30만원)의 벌금을 처음 부과한 이후 순차적으로 도쿄 전역의 거리가 금연지역으로 지정됐다.

길 가던 남자의 담뱃불에 어린이가 실명하는 사고가 터진 게 결정적인 계기였다. 길거리마다 ‘담배 쥔 손은 어린이 얼굴 높이’라는 팻말이 등장하면서 흡연권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쑥 들어가버렸다. 도쿄의 길거리 금연 정책은 대부분의 일본 대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실외 금연정책이 강화되면서 틈새시장도 생겼다. 일본의 제너럴펀덱스라는 부동산 임대업체는 다음달 2일 도쿄 시내 3곳에 유료 흡연실을 개장한다. 흡연실 이름은 ‘한모금(いっぷく)’. 한 번 이용할 때 내는 요금은 50엔(약 750원)이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 주용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