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보험은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한도를 확대하는 한편 자산 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자산을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병기 서울보증보험 사장(62·사진)은 26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서울 연지동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4조원 규모의 운용자산 중 최대 7000억원을 빌딩 등에 투자해 임대수익을 거두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기업 및 개인을 대상으로 보증보험을 판매하는 보증전문회사인 서울보증은 외환위기 때 공적자금이 투입돼 현재 대주주가 예금보험공사(93.85%)다.

김 사장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서민 및 중소기업 지원을 우선하는 정책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6월 취임 후 맨 먼저 신설한 조직이 중기·서민지원부”라며 “취약계층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한편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은행에서 빌린 돈 몇 백만원을 갚지 못해 10년 넘게 금융채무불이행자로 살아온 사람이 수십만명”이라며 “작년 하반기 원리금을 최대 50%까지 탕감해주는 특별채무감면을 실시해 5700여명을 구제했다”고 전했다.

서울보증은 올 들어서도 △소외계층에 대한 무료 법률상담 △서민 금융상품 보험료율 최대 25% 인하 △유망 중소기업(이노비즈·메인비즈 인증기업) 보증한도 확대 및 보험료율 우대 등을 시작했다.

다만 김 사장은 “일부 보험사들의 요구대로 민간에 보증시장을 개방할 경우 수익이 줄어 서민지원 정책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김 사장은 2011회계연도(2010년 4월~2012년 3월) 실적과 관련, “총 1조3157억원의 원수보험료를 거둬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며 “당기순익 3512억원 중 절반을 예보에 배당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보증은 매년 3000억~5000억원의 순익을 내고 있으며, 배당을 통해 꾸준히 공적자금을 상환하고 있다. 1인당 순익은 2억9600만원으로, 보험업계 최고 수준이다.

서울보증은 올초 ‘비전 2020’을 제시, 2020년까지 글로벌 톱3 보증보험사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해외 사업을 크게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베이징과 두바이, 하노이 등 3곳에 해외 사무소를 두고 있는데 현재 개편 작업을 추진 중”이라며 “하반기에 하노이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한편 뉴욕 사무소를 신설해 북미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내복지 제도가 방만하게 운영돼 왔다는 최근 감사원 지적과 관련, 김 사장은 “지적이 있었던 만큼 노사 합의를 통해 제도 개선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적자금을 받은 탓에 회사 내 활력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꼈다”며 “임기 내 생동감 넘치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유럽 재정위기가 국내 실물경제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큰 틀에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되 중소기업 지원이 위축되지 않도록 접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